인간의 위대한 질문 -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위대한 질문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78년에 발견된·······‘차코스 사본’·······중 한 문헌이 26쪽으로 이루어진 <유다복음>이다.·······<유다복음>은 지난 2,000년 동안 배신의 상징이었던 유다를 예수의 12제자 중 유일하게 예수가 이 세상에 온 목적을 이해한 제자로 묘사한다.(155-157쪽)·······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교회를 떠난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교가 종교적으로 개방되어 삶에 깊은 성찰과 용기 있는 행동을 유발시키는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유다복음>은 신이 21세기에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는 선물이다.·······

  ·······유다에 대한 재평가는 곧 그리스도교가 지난 2,000년 동안 억압해온 집단들, 특히 사회적 약자인 여성, 노인, 식민지인 등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다.(159쪽)

  유다는 세상에 보여줄 ‘연민’이라는 가치를 충격적이며 감동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존재한 악마가 아니라 <유다복음>의 주장처럼 예수의 위대한 마지막 길을 밝혀준 존재는 아니었을까?(163쪽)


저자가 증언하다시피 기독교는 이미 그 태동기부터 장구한 세월 동안 가룟 유다와 유대인을 동일시함으로써 반유대주의 이데올로기를 공고히 해왔습니다. 그 정점에서 히틀러와 공범 관계를 이루며 저 잔혹한 아우슈비츠 굴뚝 연기를 피워 올린 것입니다. 기독교 강대국들이 그 뒤 유대의 고토에 이스라엘을 세워준 협잡은 대칭적 제노사이드를 위한 영구적 음모의 일환이었습니다. 구교든 신교든 기독교는 이 문제에 대한 근원적 성찰 없이 그들의 신 앞에 온전히 서지 못 할 것입니다.


물론 누군가 말했듯 역사란 승자가 패자의 흔적을 지우는 과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서구 역사가 차별·전쟁·착취를 통해 지구 전체를 죽임의 시공간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여성·어린이·이민족·자연의 의롭고 선하고 아름다운 면모를 지웠듯 말입니다. 기독교의 가룟 유다 지우기와 반유대주의는 바로 이런 서구 역사에 합류하기 위한 야합이었습니다. 구교든 신교든 기독교는 이 문제에 대한 근원적 성찰 없이 그들의 신 앞에 온전히 서지 못 할 것입니다.


신약성서의 유다는 모든 지워진 이름의 상징입니다. 신의 “지상 임무를 완벽하게 이해한 유일한”(155쪽) 존재면서도 그가 버림받은 까닭은 서구적 사유 속에서는 모순을 역설로 달여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선한 예수를 팔았다면 악할 수밖에 없고 그 악은 지워야 할 무엇이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극진히 바라도 기독교는 유다를 복권시키지 못 할 것입니다. 이율배반 대문에 모순율 빗장이 걸린 기독교 프레임을 깨뜨리기 전까지는 어림없는 일입니다.


버림받은 자로서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완벽하게 실천한 유일한 존재, 그 이름 바리데기. 우리 무조신화 <바리공주>는 버림받았으면서도 버린 자까지 구원하는 바리데기의 장엄한 삶을 그려놓았습니다. 딸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자신을 버린 아버지가 있습니다. 그 아비를 살리기 위해 지옥행을 마다하지 않은 딸 바리데기가 있습니다. 바리데기는 결국 세계 유일의 여성 구세주가 됩니다. 이율배반 대문에 모순율 빗장을 걸지 않는 사유와 삶, 이것이 한[아래 아 한]의 사람들입니다. 한[아래 아 한]의 품으로 복귀하면, 아니 스스로 개벽하면 이 땅의 기독교는 변화의 틈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다만 기독교 이야기가 아닙니다. 광화문 세월호 광장을 무심코 지나치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일본군 성노예로 고통당한 어르신들에게 권력이 저지른 짓에 대하여 아무 생각 없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구럼비 잃고 미군기지 들어서는 꼴을 지켜봐야 하는 강정마을이 도대체 어디 붙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모든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가만히 가슴에 손을 모으고 묵상에 잠깁니다. 이 말 할 때 예수의 마음 진경은 무엇이었을까?


“너는 입맞춤으로 나를 넘겨주려고 하느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