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600년 수도의 역사를 유리벽 아래 가두고 고층 폐허만이 나날이 치솟는다. 수백 년 된 건물이 일상의 공간인 유럽 도시들과 너무도 판이한 풍경이다. 폭력적 권력과 수탈적 재력만으로 통치되는 대한민국의 품격을 고스한히 드러내는 종로1길에서 한 아기가 자전거를 타며 놀고 있다. 




2. 아이들을 차고 어두운 바다에 빠뜨려 죽인 지 800번 째 되는 날이 다가온다. 진실을 짓밟은 채 여전히 희희낙락 지절대는 자들이 기억의 문 저멀리 고래등 같은 집에 살고 있다. 저들의 지휘 아래 수천만 개의 기억이 가라앉는 중이다. 지나가는 발길 말고는 한산한 광화문 추모 공간. 




역사를 땅 아래 묻고 기억을 바다 밑에 빠뜨리고서도 공동체인 사회는 없다. 의인 김관홍이 아이들 곁으로 떠나던 날, 대한민국은 다시 한 번 공동체 아님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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