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25장 본문입니다.

 

誠者 自誠也 而道 自道也. 誠者 物之終始. 不誠 無物. 是故 君子 誠之爲貴. 誠者 非自成己而已也 所以成物也. 成己 仁也 成物 知也 性之德也 合內外之道也. 故時措之宜也.

성자 자성야 이도 자도야. 성자 물지종시. 불성 무물. 시고 군자 성지위귀. 성자 비자성기이이야 소이성물야. 성기 인야 성물 지야 성지덕야 합내외지도야. 고시조지의야.


성誠은 자기 자신을 이루는 것이고 도道는 자기를 인도하는 것이다. 성誠은 물物을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성誠하지 아니 하면 물物이 없다. 이 때문에 군자는 물物을 귀하게 여긴다. 성誠은 스스로 자기를 완성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물物을 완성하는 수단이 된다. 자기를 완성하는 것은 인仁이고 물物을 완성하는 것은 지知이니 성性의 덕이며 안과 밖을 합하는 도이다. 그러므로 때에 맞게 조처하는 마땅함이다.

 

2. 적확하고도 치열한 실천[성誠]은 내면의 힘에서 나옵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용의 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소통하는 것입니다. 스스로 즐겁고 행복해서 관통하고 흡수하는 것입니다. 남한테 내세울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남에게 겸손하게 청하여 함께 그 기쁨을 나눌 일입니다.

 

3. 적확하고도 치열한 실천은 사건[물物]을 일으키고 마무리합니다. 그 실천이 없다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진정으로 상호 소통하는 사건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실천은 그 사건들의 생명주기와 함께 합니다. 사건의 주체와 사건 그 자체는 불가분 일체입니다.

 

그러므로 적확하고도 치열한 실천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이루어 가는 일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생태적 소통의 사건을 이루어 가는 일입니다. 사회와 자연과 절연된 개인은 있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입니다. 인간적인 것이 자연적인 것입니다.

 

4. 자기 자신을 이루어 가는 일은 다른 사람을 사랑해야[인仁] 가능합니다. 자기 자신은 스스로가 규정하는 게 아닙니다. 타인에게 부름 받아 규정됩니다. 그의 사랑을 받아 이루어집니다.

 

사건을 이루어 가는 일은 사건의 흐름과 방향을 알아차려야[지知] 가능합니다. 이 알아차림은 실천에서 나오는 증득證得의 지혜입니다. 함께 흘러감으로 생겨난 슬기로움입니다.

 

사랑하는 것과 알아차리는 일은 본질[성性]에서 통합됩니다, 그러니까 합내외合內外입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됩니다. 사랑은 소통의 서정이며 알아차림은 소통의 지성입니다.

 

5. 소통은 생명입니다. 생명은 시간입니다. 그 때 그 때 알 맞는 영양과 보살핌이 마땅히 있어야[시조지의時措之宜] 생명은 유지되고 확산됩니다. 생명은 다만 은총인 것이 아니고 정성스럽게 가꾸어야 할 인연인 것입니다.

 

6. 한 개인이 자기 생을 살면서 이루어내는 성취는 그 자체로 매우 귀한 것입니다. 이 성취를 꿈꾸지 않는 자 그 누구이겠습니까. 그러나 이 성취는 사회적 기여와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가령 수많은 사람의 희생 위에 세워진 성취라면 그것은 결코 성취가 아닙니다. 탈취입니다. 가령 수많은 사람 덕분에 이룬 것이면서 자기 혼자 이룬 것인 양 독선을 피운다면 그것은 결코 성취가 아닙니다. 갈취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탈취와 갈취의 귀재들이 온갖 패악을 저지르는 아수라장입니다. 모든 분야의 정상에 서 있는 자들 가운데 이런 부류의 인간 아닌 경우가 드뭅니다. 무엇보다 빅 쓰리, 그러니까 정치·경제·종교를 쥐고 있는 자들은 단연 독보적 존재입니다. 이들이 형성한 카르텔은 대한민국 전체를 견고한 착취구조로 만들었습니다. 그 착취구조는 여러 층위와 구획의 방대한 체계를 만들어 공존의 가치를 철저히 박멸하고 있습니다. ‘대박’이라는 사행적·개인적 용어에 중독된 사람들이 너나없이 생각 없이 착취구조의 부역에 나서고 있는 판입니다. 그렇게 세월호를 잊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중동독감을 묻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역사를 비틀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의 피맺힌 한을 지워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살지 않으면 바보인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바보 중에 군자 있습니다. 남을 사랑함으로써 자신을 이루고 사회 흐름을 꿰뚫는 지혜로써 더불어 온 생명을 살아가는 군자는 결코 ‘대박’ 난, 그러니까 ‘뜬’ 사람이 아닙니다. 권력자도, 재벌도, 국민 멘토도 아닙니다. 평범한 다수의 시민과 시절인연을 맺으며 함께 흘러가는 거리의 사람입니다. 지배집단이 뭐라고 거들먹거리든 상관없이 이 나라를 지키는 것은 바로 이런 거리의 사람이란 사실, 슬프고도 장엄한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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