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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울증 - 남성한의사, 여성우울증의 중심을 쏘다
강용원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 모두가 우울증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울증은 그냥 없애기만 하면 되는 그런 질병이 아닙니다. 모든 병이 사실은 그렇거니와 우울증 역시 진실의 전령입니다. 우리 모두 무엇엔가 홀려 허깨비로서 삶을 살고 있으니 제발 좀 돌아보라고 외치는 ‘광야의 예언자’입니다. 썩은 가치에 매몰되어 잠자고 있는 영혼을 깨우는 가차 없는 혁명의 소리입니다.
·······우울증은 우울한 삶을 가리킵니다. 다양한 증상들은 각기 우울한 삶의 에피소드를 반영합니다. 그러므로 우울증은 우울한 삶을 혁파하라고 절규하는 영혼의 외침입니다. 우울증을 통해 슬픔에, 수치심에, 무기력에, 죄의식에 중독된 자신의 참혹한 모습을 직시할 수만 있다면 우울증이야말로 실로 찬란한 희망입니다.
우울증이 축복이자 희망이 되어가는 도정에서 우리가 아프게 배우는 것은 다름 아닌 ‘현실성’입니다. 비현실이 현실을 비틀어버린 ‘비극’이 우울증이기 때문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볼 줄 아는 눈, 본 그대로를 살 줄 아는 몸, 산 그대로를 사랑할 줄 아는 마음, 이런 도저한 현실성에 깃드는 과정에서 우리는 우울의 그림자와 아름답게 결별합니다.
현실성의 요체는 생명의 한계성입니다. 완전한 생명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영원한 생명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래서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슬픕니다. 그 슬픔이 우리를 아프게 합니다. 하지만 그 아픔이 우리를 간절하게, 사무치게 살도록 하는 힘입니다. 간절함을, 사무침을 각성하라고 간절하게, 사무치게 부르는 음성이 바로 우울증입니다. 불완전함을 보듬어 안고 죽음을 향해 가는, 그러나 꼭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아니 한 번이어서 지극히 아름다운 인생을 사랑한다면 우울증으로 고통 받는 벗이여, 지. 금. 여. 기. 가 비로소 참된 자기 인생을 찾을 수 있는 희망의 시공간입니다. 우울증이 아니었으면 그냥 지나쳤을 그대의 삶을 고요히 돌아보십시오.(299-300쪽)
1
반쪽 빛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반쪽 어둠을 찾아 영접하는 것이다.
영혼은 본래부터 완전하였다.
2
영혼의 혈거
그 바닥엔
우주먼지로 지어진 밥상 하나
그 위엔
먼지의 밥 한 그릇 숟가락 두 개
바라보며 나누어 먹으며 가끔 입가를 닦아주며
_<소울메이트> 전문 (김선우의 『녹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