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9일은 남은 제 인생의 날들에서 아마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뵙지 못한 지 45년 된 옛 은사에 관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식의 단서를 찾았습니다. 연락을 넣어놓고 하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분은 제 인생의 행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중학교 국어 선생님이셨습니다. 아기를 낳다 돌아가셨다는 바람결 소리를 듣고 찾기를 40여 년 동안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지만 언제나 가슴 속에 삶 속에 살아계신 분이어서 틈만 나면 이런저런 곳을 기웃거리던 차, 인터넷 검색에서 가능성이 높은 정보를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만감으로 가슴이 일렁거리던 바로 그 시각,


올해 45살이 된 지인 하나의 부음을 듣습니다. 그는 한의대를 같이 다닌 아우였습니다. 꽤나 오랜 시간 가까이서 애환을 나누었던 사이입니다. 복잡다단한 사연이 얽히면서 소원해졌는데 어느 날 그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끝내 다시 보지 못한 채 영원히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해후와 몌별의 기막힌 교차 때문에 하루 내내 감정의 자맥질이 계속되었습니다. 진료를 끝내고 홀로 동네 술집에 가 앉았습니다. 45년 만에 뵐 수도 있는 은사님에 대한 그리운 생각보다 45살로 생을 마친 아우에 대한 회한의 정념으로 영혼이 적셔졌습니다. 술에 약했지만 그가 즐기던 그 소주,



소주 한 병 시키고 잔 두 개 달라 하니 주모가 갸웃합니다. 남들이야 어찌 보든, 저는 먼저 건너편에 잔을 놓고 가득히 따랐습니다. 제 앞 잔에 가득히 따랐습니다. 그렇게 한 병씩(!) 비우고 그는 떠났습니다. 떠난 뒤에도 오랫동안 그는 제 마음 속에 살아 있을 것입니다. 45년 동안 뵙지 못했지만 은사님이 제 삶의 한가운데 늘 계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모름지기 만남과 헤어짐도 삶과 죽음도 전혀 다른 별개의 사건이 아닌 듯합니다. 울고 웃으며 이렇게 한 생을 살다 보면 울 자리와 웃을 자리가 하나일 수밖에 없지 싶습니다. 아우를 보내며 흘린 눈물이 은사님을 뵐 때도 흐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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