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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울증 - 남성한의사, 여성우울증의 중심을 쏘다
강용원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 순수 경직성이 불러오는 병······· - 강박과의 공존
·······우울증 환자가 강박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 얼핏 생각하면 앞뒤가 안 맞는 상황 같지만 우울증과 강박장애의 공통 지점에는 변화에 대한 부적응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변화를 못 견뎌 불변하는 법칙으로 시간을 공간화하려는 것이 강박장애라면 다양한 변화에 짝하는 정서적 순환이 안 돼 슬픔과 같은 하나의 정서에 고착되는 것이 우울증입니다.
이런 우울증과 강박장애가 공존 또는 결합할 경우 예리하고 깊은 가치 의식에 사로잡혀 방법론적 과정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향점이 좁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에서 소외됩니다. 지나치게 순수해서 경직되는 것이지요. 이 경직이 현실적 타협 능력을 위축시키고 사회적 수완을 차단합니다. 결국 무력과 고립이라는 어둠이 기다리는 곳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타협과 수완이라는 사회적 기술은 다양한 방편을 구사하여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지켜내려는 사회 행위이자 전략입니다. 말하자면 변화의 결에서 불변을 봐 알아차리는 역설의 연금술인 셈이지요. 지나치게 넘치는 사람이 사기꾼인 것처럼 지나치게 모자란 사람은 벽창호가 됩니다. 벽창호인 강박-우울증 환자는 결국 무능한 사람으로 낙인찍힙니다.(84-85쪽)
통속 드라마를 보면 선한 주인공이 악인 앞에서 분노 가득히 던지는 공통된 말이 하나 있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네 죄 밝혀내고야 말 거야!”
실제로 대부분의 주인공은 아무런 ‘수’도 쓰지 못합니다. 우연히 등장하는 흑기사의 몫인데 주인공이 언제나 공허한 의지 어법으로 전유하는 것뿐입니다. 이런 드라마는 대중에게 허위의식을 심어줍니다.
“순수하고 올곧은 정의의 사람, 착한 주인공은 끝내 승리한다.”
이 허위의식은 현실에서 그런 승리의 화신이 실재한다고 믿거나 그런 영웅을 대망하도록 꼬드깁니다. 거꾸로 그들을 괴롭히고 착취하여 결국은 최후 승리 이전에 모두 죽여 없애는 악인은 실재하지 않는다고 믿거나 그런 악한을 미워하는 자신이 의롭다고 착각하도록 부추깁니다. 결국 대중은 의로운 영웅의 가짜 영혼이 덧씌워진 상태demon possession에서 병식病識 없는 강박-우울증 환자가 되고 맙니다. 고착과 무능을 천형으로 짊어진 채 실재하는 악인 매판독재분단세력에게 수탈당하며 한 생을 살아갑니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37%는 이미 이른바 ‘불가역적’ 질병 또는 광신 상태입니다. 이 37%가 해자垓字 되어 절대 악의 철옹성을 구축하고 수호하고 영속화하고 있습니다. 37% 밖 사람들 대부분도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불가역적’ 질병 또는 광신 상태로 미끄러져 내려갈 것입니다. 마침내 대한민국은 상위 0.0001%의 V-society 사이코패스와 99.9999%의 ‘불가역적’ 강박-우울증 환자가 수용되어 있는 거대 병동으로 변해갈 것입니다.
병동 국가를 향해 질주하는 오늘 우리 눈앞에 총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모든 총선이 그러했겠지만 이번 총선은 치명적 특이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야권 분열의 본질을 꿰뚫어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일본을 후행하며 급전직하 멸망의 길로 들어설 것입니다. 깨어서 우리 자신의 고착과 무능을 통렬히 알아차리지 않으면 모두 비참한 죽음을 맞을 것입니다. 냉엄하게 깨달아야 합니다. 선에는 면적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