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 췌언의 여지 없이. 감기 걸린 아내, 이불 한 장 더 덮어주고 소녀상 앞으로 왔다. 오는 내내 부끄럽고 부끄러웠다. 나 같은 소시민, 알량한 지식분자의 애환은 그렇다. 아내한테도 소녀상한테도 떳떳하지 못하다는, 바로 그것. 소시민, 소심하게 소녀상 가까이 와보니 역시나 춥다. 잠시 휴식 취하는 시간이라, 혼자 자리 지키는 청년 만나 감기 한약 건네주고 황황히 돌아서 나왔다. 여전히 춥다. 여전히 부끄럽다. 여전히 식민지다.



아마, 이 소녀, 영하 273도에도 늠연하지 싶다. 청년들 옆에서.



잠시 쉬러 자리 뜬 청년들의 온기 시그널. 그 어떤 대가의 설치미술보다 아름다운, 아니 거룩한 자.국.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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