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물깨나 밴 사람들이 나이 들면서 하기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가 남이 쓴 책을 읽는 것이다. 몇 줄 눈으로 훑으면 대강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짐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앞 부분만 들추어보고는 밀어둔 책이 책상 위에 쌓이기 마련이다. 얼마쯤 시간이 흐른 뒤 마지못해 집어 읽어보면, 어허! 하는 구석이 나온다. 인사동 어느 뒷골목 어느 건물 뒷벽에 널린 시래기를 문득 발견하듯. 더 큰 진실도 그렇지 않은가. 무슨 선한 것이 나오겠느냐고 비아냥거렸던 나사렛에서 예수가 나셨으니 말이다. 오늘 성탄 전야. 예수를 궁금해 하며 나사렛으로 가는 이에게 축복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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