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정치 - 신자유주의의 통치술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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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바보만이 완전히 다른 것에 접근할 수 있다. 백치 상태 속에서 사유는 모든 예속화와 심리화에서 이탈하는 사건과 유일무이한 것으로 이루어진 내재성의 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111쪽)

  순수한 내재성은 심리화되지도, 예속화되지도 않는 공허다. 내재적 삶은 비어 있는 만큼 더 가볍고, 더 풍부하고, 더 자유롭다. 개별성이나 주체성이 아니라 독특함, 특이성이 바보의 본질이다.·······바보는 주체가 아니다. “차라리 꽃의 실존, 빛을 향한 단순한 트임.”(117-118쪽)


세상에는 네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자기를 우선순위에 놓고 자기중심적인 삶을 사는 사람, 자기를 우선순위에 놓지 않고 자기중심적이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 자기를 우선순위에 놓지 않고 자기중심적인 삶을 사는 사람, 그리고 자기를 우선순위에 놓고 자기중심적이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


자기를 우선순위에 놓고 자기중심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어디서나 성공하는 상위1%의 사람입니다. 이들이 세상을 지배하고 이들이 세상을 망칩니다.


자기를 우선순위에 놓지 않고 자기중심적이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은 우울을 장애로 지니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들이 세상에서 지배당하고 이들이 세상을 떠받칩니다.


자기를 우선순위에 놓지 않고 자기중심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자기애를 장애로 지닌 사람입니다. 이들이 지배자의 마름 노릇을 하고 이들이 세상을 통속화합니다.


자기를 우선순위에 놓고 자기중심적이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은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사람이며 이웃을 제 몸과 같이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이들이 세상을 내재적 거룩함으로 이끕니다.


자기를 우선순위에 놓고 자기중심적이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이 다름 아닌 바보입니다. 자기를 우선순위에 놓아야 “내재성의 장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자기중심적이지 않는 삶을 살아야 “개별성이나 주체성”에 묶이지 않습니다. 자기를 우선순위에 놓고 자기중심적이지 않는 삶을 살아야 “비어 있는 만큼 더 가볍고, 더 풍부하고, 더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자기를 우선순위에 놓고 자기중심적이지 않는 삶을 살아야 “독특함, 특이성”이 본질로 자리할 수 있습니다. 자기를 우선순위에 놓고 자기중심적이지 않는 삶을 살아야 “차라리 꽃의 실존, 빛을 향한 단순한 트임.”일 수 있습니다.


길은

외줄기

오직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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