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사회
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날 부정성의 사회는 소멸하고 그 자리를 대신하는 새로운 사회는 긍정성을 위해 부정성을 해체해가는 중이다. 그리하여 투명사회의 일차적 모습은 긍정사회Positivgesellschaft로 나타난다.

   사물은 모든 부정성을 떨쳐버릴 때, 매끈하게 다듬어지고 평탄해질 , 아무 저항 없이 자본과 커뮤니케이션과 정보의 흐름에 순응할 때 투명해진다.·······사물은 고유한 개별성을 상실하고 스스로를 오직 가격으로만 표현할 때 투명해진다. 돈은 모든 것을 비교 가능하게 만들면서, 사물의 통약 불가능성과 고유성을 완전히 철폐한다. 투명사회는 동일한 것의 지옥이다.

   ·······투명성은 타자와 이질적인 것을 제거함으로써 시스템을 안정시키고 가속화한다. 이러한 시스템의 강제로 투명사회는 곧 획일적 사회가 된다. 바로 이 점에 투명사회의 전체주의적 특성이 있다. “획일화를 표현하는 새 단어: 투명성.”(13-15)

   

우리는 대부분 충치 예방=불소(화합물)의 등식을 투명한진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사악한 권력과 자본의 협잡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불소는 나치가 집단수용소에서 포로의 정신력을 저하시키려는 목적으로 음식에 타 넣으면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소련도 집단수용소, 유형지에서 사용하였습니다. 충치 예방을 내걸고 수돗물에 넣기 시작한 것은 미국이었습니다.

 

1997년 제니퍼 루크는 불소가 대뇌 송과선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불소는 송과선을 경화시켜 호르몬 분비를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제니퍼 루크 이후에도 많은 연구가 불소의 해악을 증명하였지만 그 사용은 오히려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수돗물, 정수 장치, 치약, 콜라 등에 주입되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불소가 내분비계 교란을 통해 일으키는 치매나 양극성장애와 같은 위중한 질병은 물론이거니와 무엇보다 사람들의 지적능력을 저하시키고 현실 상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하며 비판을 통해 사회적 인격을 형성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당연히 정부를 비롯한 권력기관이나 사회 이익단체의 활동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일은 점점 더 난망해집니다. 이런 식으로 인류는 불투명성의 투명성이 강제하는 긍정획일주의에 중독되어 파멸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불소는 사악한 권력과 자본의 인간 조작 기술 가운데 아주 작은 한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대문명 그 자체가 사유를 계산으로, 지혜를 계략으로, 궁리를 음모로, 행복을 향락으로 대체하는 거대한 퇴폐 패러다임입니다. 퇴폐의 흥청거림에 맞춤한 인간의 조건은 부정성을 떨쳐버릴, “매끈하게 다듬어지고 평탄해질, “순응할, “고유한 개별성을 상실할 것 등입니다. 이 퇴폐 행렬의 선두에 서기 위해 너나없이 긍정의 힘으로 자기계발 하고, 성형수술하고, 종편 보고, 선거 때 죽으나 사나 1번 찍으며 동일한 것의 지옥판에서 뒹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 불소 따위가 무슨 대수일까 싶습니다.

 

부정성의 사회를 복원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거칠고 울퉁불퉁한 마음, 의문을 제기하는 자세, 노예적 안정을 깨뜨리는 움직임이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이대로만 간다면 자주와 민주, 그리고 진정한 통일의 비원悲願은 가뭇없이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선이 이미 그어져 있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아이들을 두 번 죽이는 범죄를 용인해서는 안 됩니다. 이 비겁한 긍정, 이 뻔뻔한 투명을 응징할 길이 열리느냐, 마느냐가 바로 여기서 갈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