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리지 않는 벽만큼 단단한, 뚫으리라는 희망. 그 희망을 저버리는 것이 퇴폐다.

(이성복의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우리가 단단한 벽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뚫으리라는 희망 또한 그 만큼 단단한 게 확실한가요.

 

혹시 지금 우리 퇴폐 일로를 치닫고 있지는 않습니까.

 

막연한 공포 탓이면, 공포가 걷히기를 바라지 맙시다.

공포를 안은 채 한 발 나아가면 고요가 들이닥칩니다.

 

알량한 탐욕 탓이면, 탐욕이 걷히기를 바라지 맙시다.

탐욕을 안은 채 한 발 나아가면 공존이 들이닥칩니다.

 

한심한 무지 탓이면, 무지가 걷히기를 바라지 맙시다.

무지를 안은 채 한 발 나아가면 진실이 들이닥칩니다.

 

벽을 단단하게 한 공포 탐욕 무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희망도 단단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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