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의 에티카 - 신형철 평론집
신형철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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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란 수동적인 정념이 아니라 능동적인 기술인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구체적인 대상이 있어서 그 대상과 결합하면 소진되는 감정이 아니라 ‘보편적’인 어떤 것이어서 늘 충족의 유예 상태 속에서 존재를 추동하는 욕망의 기술이고, 그 덕분에 지금 여기 ‘나’의 결핍을 ‘객관적’으로 반성할 수 있게 하는 인식의 기술이니까 말이다.(568쪽)

 

 

 

 

그리움은 끼쳐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움은 번져가는 것입니다.

 

그리움은 애틋함에 젖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움은 애틋함이 배어나는 것입니다.

 

그리움은 추억의 강물을 따라 떠내려가는 낙엽이 아닙니다.

그리움은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입니다.

 

그리움은 어제의 불씨를 빌어 오늘의 애태움을 피우는 일이 아닙니다.

그리움은 오늘이 어제를 찾아가 내일을 함께 여는 일입니다.

 

그리움으로 여는 내일은 더해서 채우는 부요의 나날이 아닙니다.

그리움으로 여는 내일은 밝혀서 바르게 하는 진실의 나날입니다.

 

그리움 없이는 오늘 광화문 위에 하늘도 없습니다.

그리움이야말로 오늘 우리에게 단 하나의 극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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