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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의 에티카 - 신형철 평론집
신형철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평점 :
피식민자들(the colonized)의 환경은 그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삶의 영역을 축소시킬 수 있다. 거기서 추구되는 해결책은 개인적인 차원이나 제한된 가족적 차원의 해결책으로 그치게 된다. 그 결과 집단의 차원에서는 극단적인 무정부 상태나 무질서가 생겨난다. 그 무정부 상태의 희생자는 언제나 개인이다. 여기서 제외되는 것은 그러한 시스템에서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들, 즉 식민통치자들(the colonizers)인데, 그들은 피식민자들이 삶의 영역을 축소당하는 바로 그 시기에 그들의 영역을 확대한다.(477쪽-로베르 졸렝의 글을 재삼 인용함.)
마치 우리의 현재 상황을 직접 보고 쓴 듯합니다. 소름이 확 끼쳐오는 글입니다. 더욱 더 소름 끼치는 것은 그 식민통치자들이 제국주의 본국인들이 아니라 백여 년 전 나라를 팔아먹고 제국에 부역한 자들의 후손들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소름 끼치는 것은 피식민자들이 스톡홀름증후군에 빠져들어 그 식민통치자들을 부양자, 심지어 수호자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입니다. 진실을 아는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 비겁해지거나 속수무책 공포에 얼어붙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인적인 차원이나 제한된 가족적 차원’에 머무르면 모두 죽습니다. 할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