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의 에티카 - 신형철 평론집
신형철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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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혁명의 상태일 때에만 그것은 혁명이다.(245쪽)

 

그러니까, 가령 이런 것입니다.

 

·······

태어난 모든 것은 실은 죽어가는 것이지만

우리는 말한다

살아가고 있다!

이 눈부신 착란의 찬란,

이토록 혁명적인 낙관에 대하여

사랑합니다 그 길밖에

 

온갖 정교한 논리를 가졌으나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옛 파르티잔들의 도시가 무겁게 가라앉아가는 동안

수만개의 그물코를 가진 하나의 그물이 경쾌하게 띄워올려졌다

공중천막처럼 펼쳐진 하나의 그물이

무한 하는 한녘에서 하나의 그물코가 되는 그 순간

별들이 움직였다

창문이 조금 더 열리고

두근거리는 심장이 뾰족한 흰 싹을 공기 중으로 내밀었다

그 순간의 가녀린 입술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나는 들었다 처음과 같이

지금 마주본 우리가 서로의 신입니다

나의 혁명은 지금 여기서 이렇게

 

 

김선우의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마지막 부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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