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나무와 나
오규원
뜰 앞의 잣나무로 한 무리의 새가
날아와 자리를 잡고 앉는다
그래도 잣나무는 잣나무로 서 있고
잣나무 앞에서 나는 피가 붉다
발가락이 간지럽다
뒷짐 진 손에 단추가 들어 있다
내 앞에서 눈이 눈이 온다
잣나무 앞에서 나는 몸이 따뜻하다
잣나무 앞에서 나는 입이 있다
* * *
山是山水是水
山不是山水不是水
山是水水是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