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어머니와 60세 아들이

나란히 누워서 침을 맞는다

도란도란 삶 이야기 나눈다

이미 노년이 되었는데 여적

아들은 아기 표정에 잠겨서

어머니가 침 맞으시는 동안

배에 뜸뜨고 스르르 잠든다

그 모습 영락없는 돌잡이다

아아 엄마는 위대한 품이다

 

* 장애인인 60세 아들이 척추 골절 후유증으로 요통이 극심한 90세 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함께 침 치료를 받는다. 기쁨도 함께였던 만큼 아픔도 함께인 어머니와 아들을 보며 내 영혼은 갈피갈피 눈물에 젖어든다. 어머니, 아니 엄마를 본 기억 그 자체가 아슴한, 시린 세월을 지나고 지나, 지금 남의 마음 어루만지는 醫者로 산다. 차마 극복하지 못 할 그리움은 꼭 하나, 엄마 그리움인 것을 알기에 그 가슴으로 마음 아픈 이를 하나하나 품고 간다. 참 醫者는 이 모진 세상에 모성을 번져가게 하는 사람이다. 오직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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