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배웅하며


요즘 아이들 95%가 을 일상적으로 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혹시 접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아이들이 욕하는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최근 청소년들과 상담치료를 하면서 알게 된 내용은 의자(醫者)로서, 아니 그 이상으로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중고등학생끼리는 말할 것도 없고 초등학생끼리도 가입해서 활동하는 부모, 교사 욕하기 사이트 수가 매우 많다고 합니다. 작게는 몇 십 명 정도 크기에서 많게는 몇 천 명에 이르는 큰 것도 있다고 합니다. (2-3만 명 되는 것도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손 전화 단축키에 저장된 엄마, 아빠의 호칭부터 일단 욕으로 되어 있습니다. 회원끼리 대화할 때 엄마, 아빠라는 호칭을 써도 안 된다고 합니다. 부모 당사자가 이런 사실을 알면 큰 충격을 받을 테지만 저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럴만한 상황 그럴만한 시공간에서 일어난 지극히 자연스러운 증후라고 생각합니다.


욕의 표면에는 보통 분노와 경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노와 경멸의 이면은 공포와 불안, 그리고 그 침전물인 우울로 가득 차 있습니다. 결국 아이들의 욕은 이 사회,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사회 전반을 거머쥐고 있는, 특히 지배집단 어른들에 대한 공포와 불안, 그리고 우울의 감정을 담은 것입니다.


좀 더 명쾌하게 연결하지요. 아이들의 욕은 우울증의 대표 증상입니다! 아이들이 욕하는 문제를 성품이나 윤리의 차원에서 접근하면 길은 없습니다. 아이들은 지금 아프다고 울부짖는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최소한의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는 단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자, 어떻게 하시렵니까? 인제 아이들의 울부짖음에 어른이, 부모가, 엄마가 답을 할 차례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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