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대장간1-본디 실체로서 인격은 없다. 인격이라 말하는 것은 천변만화하는 경계사건의 연속일 뿐이다. 경계사건은 관통과 흡수다. 관통과 흡수는 무궁한 변화의 결을 따라 온 마음으로, 텅 빈 마음으로 오가는 거다. 오감(去來)이 道다. 도가 인격이다.


마음 대장간2-道(1) 더는 못가겠다, 혹 이만하면 됐다, 싶을 때 한 걸음 더 내디디는 것. 道(2) 엔트로피 숙명에 걸린 마음과 맞서는 것. 道(3) 망상의 역사가 낳은 망상의 신화를 걷어내는 것. 


마음 대장간3-희망은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잘난’ 자의 꿈은 높은 성공률을 보장 받고 ‘못난’ 자의 꿈은 높은 실패율을 배정 받은 것뿐이다. ‘못난’ 자가 희망에 대해 할 말은 이미 규정된 높은 실패 확률에 맞선 외마디다. 악!


마음 대장간4-자기 한계를 극복하는 일은 참 어렵다. 그에 앞서 자기 한계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은 더 어렵다.


마음 대장간5-별을 닦는 마음(1) 이상에 부합하지 못하는 현실이 있는 한 이상은 불멸이다. 그러나 존재하는 것은 언제나 현실이므로 출발은 마땅히 현실에서 해야 한다. 이상에서 출발한다면 그 귀착점은 필경 현실의 잔혹함일 터이다.


마음 대장간6-별을 닦는 마음(2) 역사는 숱한 혁명이 그 자식을 살해한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이루지 못한 자에게 이상이 주는 설렘보다 이룬 자에게 현실이 주는 쾌감이 더 큰 법이다.


마음 대장간7-사랑이란(1) 그대의 필요를 채우려 하기보다 그대의 슬픔에 내 영혼을 적시는, 그런 것이다. 사랑이란(2) 안다고 하는 자에게 귀싸대기를, 모른다고 하는 자에게 뒤통수를 후려치는, 그런 것이다.


마음 대장간8-언어가 걷어내는 그늘은 검다. 침묵이 걷어내는 그늘은 희다.


마음 대장간9- 마흔, 거울 앞에 설 때 아버지께서 거기 계신다. 쉰, 거울 앞에 서면 흰 편지 한 통 남아 있다.


마음 대장간10-[깨침]참 이치를 보았느냐? 당나귀가 우물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모자란다, 우물이 당나귀를 보는 것과 같다. [깨침 너머]참 길을 가느냐? 당나귀가 우물을 지고 가는 것과 같습니다. 모자란다, 우물이 당나귀를 지고 가는 것과 같다. 


마음 대장간11-중용(1) 중용은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격조 높은 인간성과 사회행위를 기리는 깃발이다. 모순의 공존을 보편적 존재양식으로 받아들여 실천하는 삶의 평범함이 중용이기 때문이다. 무수한 오해가 있음에도 여전히 중용의 기품은 청청하다.


마음 대장간12-중용(2) 중용을 실천하는 사람이 무시당하지 않는 사회가 건강하다. 그러나 이미 우리사회는 중용을 어정쩡함으로 폄하하는 흐름을 타고 있다. 극단적 프로세스를 선택한 사람만이 대접 받는 판타지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마음 대장간13-중용(3) 물론 극단을 좇는 판타지 시대 또한 지나간다. 다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그 판타지가 현실로 도래할 것이라 믿고 환호하다 끝내는 배신당하고야 말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우울증이다.

  

마음 대장간14-중용(4) 일극집중구조 사회가 빚어낸 우울증의 그림자가 우리를 뒤덮고 있다. 중용은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요체이기 때문에 매순간 그 길을 환우들과 공유하려 애쓰지만 물색없는 짓 아닌가 싶어 돌연 써늘해진다.


마음 대장간15-중용(5) 다시 한 번 중용의 말뜻 자체에 집중해 본다. "평범함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시대를 휘감는 이 극단의 기운은 중독이 아닐 수 없다. 아, 참된 중용의 온기를 신뢰하며 평범한 삶을 나눌 수 있는 벗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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