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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힘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사계절 / 2009년 3월
평점 :
1. 제목만 보고 지나치다가 강상중이란 저자 이름 확인하고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함부로 책 쓰지 않았을 것이라는 신뢰 때문입니다.
2. 처음 부분은, 진지함에 날카로움과 깊이가 따르지 못한다는 인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이는 아마도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를 자기 앞에 세운 그의 필법 때문일 것입니다. 더 나아가 제가 그 두 대가를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느릿느릿 읽어 나아가는 동안 저자가 말하듯 저 또한 전형적인 slow starter 라는 사실에 주의하면서 점점 깊은 공감의 바다로 갈앉았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장. 아, 그래, 늙어서 '최강'이 되라, 그렇지! 그 동안 제 인생의 화두였던 두 마디를 이렇게 딱 집어서, 먼저 만천하에 돋을새김을 해주는 선배가 있으니 아직도 세상의 쓸쓸함은 견딜 만하구나,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1) "교란 하는 힘"을 지닌 노인으로 살자.
(2) "뻔뻔하게" 살자.
두 가지 모두 만만치 않은 내용을 지닌 말입니다. 느끼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제게는 천하의 의미심장함입니다. 오십대 중반 의자(醫者)인 제게 (1)은 대승적 삶을 정향하는 준엄한 과제입니다. 오랜 우울증 병력이 있는 제게 (2)는 실존적 삶을 정향하는 현실적 과제입니다. 목하 용맹정진하고 있습니다.
3. 만 원 미만의 돈으로 이런 행복을 누릴 수 있어 감사하며 다시 한 번 책을 집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