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내희 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그대로 싣는다



두어 주 전부터 국제사법재판소(ICC)가 가자의 민간인을 잔혹하게 학살하고 있는 이스랄의 내각 총리와 각료들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스랄은 미국, 러샤, 중국, 인도 등과 함께 ICC에 미가입한 상태이지마는, ICC의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총리인 네타냐후를 비롯해 고위 정치인들은 국제적 신망을 잃는 것을 물론이고 당장 외국에도 마음 놓고 다닐 수 없게 된다. 러샤 대통령 푸틴의 경우, 전쟁 피해로부터 보호하겠다며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어린이들을 대거 러샤로 이송토록 조치한 것을 놓고 ICC가 전쟁범죄로 단정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람에 2023년 남아공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 본인은 참석하지 않고 외교장관인 세르게이 라브로프를 대신 참석시킨 바 있다.

ICC가 가자에서의 전쟁범죄 혐의로 자신과 고위 각료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스랄 총리 네타냐후는 당장 미국에 하소연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어떤 나라인가. 미국과 이스랄의 관계는 또 어떠한가. 한편으로 보면 이스랄은 미국이 서아시아 지역에 띄워둔 ‘항공모함’인 셈이다. 미국은 에너지의 보고인 서아시아 장악을 위해 이스랄을 미군의 전진 부대 또는 군사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서아시아에서 이스랄이 무슨 짓을 하든 미국은 허용할뿐더러 부추기까지 하는 이유가 그것인 셈이다. 지난 7개월 넘게 이스랄이 팔레스타인의 가자지역을 대상으로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잔인한 학살행위를 하는데도 미국은 이스랄군이 계속 가자 인민을 죽일 수 있게 무기를 대주고 있다.

다른 한편 이스랄은 이스랄대로 미국을 자기 안방처럼 여기고, 미국이 끝까지 자국의 만행을 지원하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미국 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AIPIC)’라는 로비 단체가 있다. AIPIC는 미국에서 친이스라엘 활동을 벌이는 가장 강력한 로비 집단으로, 정치인으로 크기 위해서는 거기서 나오는 돈을 받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미국의 정치인들에게 AIPIC이 정말 무서운 것은 그 조직의 눈에 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AIPIC은 정치인 가운데 누가 이스랄을 비판하면 당장 반유대주의자로 낙인찍고 선거 때는 낙선 운동을 벌여 낙마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정치권과 이스랄의 그런 밀착 관계가 최근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4월 24일 자로 미국 상원의원 12명이 ICC에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랄 고위 인사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협박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러샤와 중국, 인도처럼 미국도 이스랄도 ICC에 가입해 있지 않다. 하지만 그동안 미국이 ICC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은 세상이 아는 일이다. ICC가 러샤 대통령 푸틴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도 미국의 입김에 따라 영국이 작업한 결과라고 알려져 있다. ICC의 수장인 카림 칸 검사장은 영국 출신이기도 하다.

ICC는 국제사법재판소(ICJ)와 비교해서도 훨씬 더 깊이 서방 세력의 수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CJ는 지난 1월 26일에 이스랄의 가자 공격이 “인종 말살의 타당성”이 있다는 임시 판결을 한 바 있다. 하지만 ICC의 경우 이번에 네타냐후 등을 대상으로 체포영장을 발부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ICC는 원래 서방 세력의 꼭두각시로 알려진 조직인데다 미국의 상원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나서서 체포영장을 발부하면 제재를 가하겠다는 둥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ICC가 그래서 위협에 굴복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국제형사재판소로서의 그 권위는 여지없이 실추될 전망이다. 애초에 체포영장 운운하지를 말 것이지 왜 말을 꺼내놓고 꼬리를 내린단 말인가. 물론 ICC의 선택은 시간이 좀 지나야 확인할 수 있겠지마는 지금으로 보면 ICC가 미국의 위협에 맞설 공산은 매우 낮아 보인다. 미국의 눈치를 봐도 너무 본다는 점이 역력한 것이다.

아래에 이름을 걸고 ICC를 위협한 미국 상원의원 12명의 ‘낯짝’이 있다. 그들이 보냈다는 편지도 함께 있는데 그 내용 소개는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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