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 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그대로 싣는다.



간단합니다. 과학에 적용되는 방법론을 창조과학의 주장에 적용해 이론으로의 정당성을 획득하면 됩니다. 가설을 세우고 증거를 제시하고 다른 학자들의 리뷰를 통과하면 됩니다. 진화론의 허점이 뭐니 하며 몰이해와 거짓으로 순진한 교인들 속이지 말고, 다른 과학자들이 따르는 과정을 따르면 됩니다.

예를 들어, 창조과학은 공룡과 인간이 같은 시대에 살고 있었다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가설을 세울 수 있습니다. “공룡의 유전자와 인간의 유전자는 동일한 시간을 거쳤다.” 이 가설을 증명하면 됩니다. 성경에 공룡으로 보이는 생물이 등장한다거나, 벽화에 사람과 공룡이 같이 그려져 있다 이런 증거 말고, 유전자를 분석해 증명하면 깔끔합니다.

유전자의 반감기는 대략 521년입니다. 유전자는 우라늄이나 루테늄 같은 방사선 동위원소에 비해 환경의 영향을 더 받습니다. 온도나 습기에 따라 유전자의 반감기는 달라지지요. 하지만, 지구 전체를 놓고 볼 때 공룡의 유전자와 인간을 비롯한 다른 유전자는 같은 환경의 영향을 받았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든 유전자는 같은 반감기를 가집니다. 말의 유전자가 인간 유전자보다 빠른 속도로 붕괴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공룡이나 인간이나 남겨진 유전자(정확하게는 유전자 링크)가 백 만개라 할 때 그 반인 오십 만개는 521년이 지나면 끊어집니다. 하지만 이는 확률이기에 개별 링크가 언제 끊어질지는 모릅니다. 한 시간 만에 끊어질 수도 몇 억년 후에 끊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제 가설을 더 좁게 만들어 보죠. ‘공룡의 유전자와 인간의 남겨진 유전자는 동일한 확률로 발견된다.’ 물론 더 정교하게 가설을 세울 수 있겠지만, 이 글의 목적상 이 정도로 하죠. 그러면 창조과학자들은 이를 입증하는 증거를 제시하면 됩니다. 아주 쉽죠.

현실은 어떨까요. 유전자가 온전히 복원한 가장 오래된 경우는 7만 년 전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말입니다. 인간의 경우 셀 수 없이 많습니다. 4만 년 전에 사라진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까지 100% 복원되었고, 이를 통해 현생 인류인 사피엔스와의 관계도 분석되었습니다. 공룡의 경우는 전혀 없습니다. 100% 복원은 커녕 부분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파편이 남았을 뿐입니다. 소위 창조과학의 이론가(라기보다 거짓말 생성가)들은 공룡 유전자 파편이 발견되었기에 진화론이 거짓이라 주장하지만, 이는 반감기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공룡과 인간 유전자에서 보이는 명확한 차이를 이들은 언급하지 않습니다. 설명하려는 시도조차 없습니다.

반복합니다. 창조과학이 과학으로 인정받으려면 가설을 세우고 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면 됩니다. 공룡 유전자가 인간 유전자와 비슷하게 발견된다는 증거만 있으면 끝입니다. 아니면 차이에 대한 타당할 설명을 하던가요. 그때까지는 사이비 취급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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