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한의원에서 함께 살고 있는 녹보수 생명력이 경이롭다. 7~8년 동안 아예 잎을 피우지 못하고 사실상 죽었던 가장 작은 줄기가 올여름 끄트머리에서 연두 한 점을 밀어 올렸다. 그 연두 점은 빠르게 번지고 자랐다. 이제 제법 초록으로 짙어져 간다. 나는 마치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 듯 얼마나 더 자랐는지 확인하고는 한다. 나무 생명이 이런 부활 풍경을 빚어낼 때 인간은 다만 수구 살풍경을 조작질하고 있다.

 

속이 불편할 때 찾아와 멸치국수로 점심을 먹는 식당이다. 개신교 신자 여럿이 식사 후 차 마시면서 정치 얘기를 한다. 이승만 기념관, 이영애, 좌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먹는 얘기 아님 부동산 얘기나 하던 종자들 입에서 문재인 간첩 얘기가 튀어나온다. 김미화는 본래부터 좌파고 효리는 돌아왔다나 뭐라나 암튼 어이 상실 무인지경이다. 대체 개신교는 어디까지 망가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뭐 이런 개

 

리베카 솔닛을 음미하며 잠잠히 나를 돌아보다가 우당탕 내던지고 네가 중첩 식민지 삶을 알아?’ 하고 냅다 소리칠···뻔 한다. ··이 패거리가 하는 짓이 온통 암흑이어도 한 줄기 빛을 찾아 나서야 하고, 천 길 벽이어도 문 있는 곳을 감지해야 하지만, ‘이념 전쟁이 두 번째 경술 늑약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지성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 꼬락서니가 무섭고도 우습다. 이영애 칭찬하는 개독쯤이야 얼마나 귀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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