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백색문명에서는 의학도 상식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근원적 경계 사건이 혀와 미주알(항문)서 일어난다. 비대칭 대칭 원리는 그러니까 여기부터다. 혀 감각은 증강된 상태로 작동한다. 미주알 감각은 감약된 상태로 작동한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먹고 소화·흡수가 끝나면 싸는 행동은 자연이자 당위다. 먹을 때는 주의해서 조금 먹어야 한다. 쌀 때는 놓아버리듯 한껏 많이 싸야 한다. 밖에서 들어오는 바는 최소한으로 한다. 밖으로 나가는 바는 최대한으로 한다.

 

주의해서 조금 먹는 까닭은 인간이 먹는 음식 대부분이 생명체기 때문이다. 다른 생명체를 먹어야, 그러니까 죽여야 살 수 있기에 그 생명에 절대적 감사를 표해야 한다. 반대로 그 생명체가 자신을 지키려 품은 방어 물질은 삼가야만 산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먹는 일은 다만 죽이는 일이 아니고 공생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먹는 음식 전부가 내 일부를 이루지는 않는다. 일부는 내 몸 바깥에서 나와 공생한다. 먹는 일은 결국 생식, 그러니까 성() 행동이다. 거룩한 일이다.

 

먹는 대상은 도구가 아니다. 함께 생명을 향유하고 삶을 영위하는 또 다른 주체다. 다른 주체이므로 한껏 높인 객체로 대우해야 한다. 함부로 잔혹하게 다루고 부리면 안 된다. 식물과 그 이전 생명에 대한 예의를 특히 깍듯이 지켜야만 한다.

 

놓아버리듯 한껏 많이 싸는 까닭은 함부로 많이 먹는 일이 나쁜 이상으로 움츠려 조금 싸는 일이 대단히 나쁘기 때문이다. 극명한 예를 들어 대비한다. 40일 먹지 않으면 영적 세계가 열리지만, 40일 싸지 않으면 영 못 돌아올 세계가 열린다.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싸는 일은 다만 내버리는 일이 아니고 공생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싸는 똥 전부가 폐기물이 되지는 않는다. 일부는 나와 다른 생명에 들어가 공생한다. 싸는 일도 결국 생식, 그러니까 성() 행동이다. 거룩한 일이다.

 

이 비대칭 대칭은 근원적 인간 윤리를 제시해준다. 남에게서 받는 일은 너무 많다고 여겨 최소한으로 하라. 남에게 주는 일은 너무 적다고 여겨 최대한으로 하라. 황금률은 공자, 세존, 기독 말씀 이전부터 인간 몸에 더 야물게 깃들어 있었다.

 

궁극에 닿는다. 근원적 인간 윤리는 산 인간 사이에서 빚어지지 않았다. 인간이 죽인 존재, 죽임당함으로써 살아 있는 존재에 터 하여 구성되었다. 이 진실 품은 혀와 미주알에서 우주와 생명이 발원했다. 여기가 반제국주의 녹색의학 지성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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