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제국주의 정신의학, 제국주의 제약회사들의 지상낙원(4)

 

항우울제가 세상에 나오기 전과 비교했을 때 전체 인구 중 우울증을 앓는 비율이·······1,000배로 증가했·····.·······정신장애 진단과 통계 지침DSM5판이 항우울제 과잉 처방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우리 모두는 가까운 친족의 죽음을 경험하기 마련인데, 정신장애 진단과 통계 지침DSM5판에서는 사별의 슬픔이 2주 이상 계속되면 우울장애라고 한다. 정신장애 진단과 통계 지침DSM3판에서는 이 기간이 1년으로 설정되어 있었고, 4판에서는 2개월이었다. 6판에서는 2시간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우리는 사람들이 때때로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우울증이라 진단하는 짓을 그만두어야 한다.

  ·······우울증 진단 기준은 더 이상 정신장애와 상황 맥락에 따라 예상되는 반응을 구별하지 않는다.·······제약회사들에게 매우 유리한 이런 변화는 정신장애 진단과 통계 지침DSM4판의 기분장애자문위원 100%가 제약회사와 금전적 유대가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밖에 없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그야말로 미친 듯이 날뛰고 있다.”(336-337)

 

이 책을 읽을 때 찰나마다 파고드는 생각은 이 진실을 드러내는 저자에게 도리어 악의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다. 내용이 지나치리만큼 신랄하다. 1,000%, 2, 100%라니! 어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럴 수 있나 싶다. 물론 아직 놀라긴 이르다. 정작 놀랄 일은 첩첩으로 쌓여 있다. 저자가 서구의학 한가운데 있는, 제약회사 근무 경험을 지닌 덴마크 왕립병원 수석 내과 의사이기 망정이지 허현회가 썼다면 찌라시라고 했을 터이다. 이 찌라시 같은 진실 와중에서 이 순간도 수많은 사람이 제국주의 백색정신의학과 백색화학합성물질 쌍끌이기선저인망에 걸려 살해당하고 있다.

 

그야말로 미친 듯이 날뛰고 있는 정신과 전문의들은 정신장애와 상황 맥락에 따라 예상되는 반응을 구별하지 않는상태를 조만간 극단 상태로 밀어붙이리라 본다. 희로애락 모든 감정을 죄다 정신장애로 몰아버리고, 병 아닌 딱 하나를 남긴다. 저들 지시에 무조건 복종하는 마음 말이다. 그러나 복종할 때, 웃으면 안 된다. 울어도 안 된다. 둘 다여도 안 된다. 둘 다 아니어도 안 된다. 가히 신적 경지에 이른 인간만을 살려두고 삯 없이 종으로 부린다. 신과 악마가 이렇게 역전되는 세상이 종말이다. 제국주의 백색문명 백색의학이 이루어낸 금자탑이다. 아브라카다브라.

 

반제국주의 녹색의학은 우울장애냐 아니냐 판단할 때 객관적 지표라고 미화되는 거짓 기준을 따르지 않는다. 실제 생활 전체상이 흔들려 무너지는가, 확인하고 판단한다. 이른바 객관에 주관이 보태지고, 이른바 의학에 인문이 보태져야 우울장애 진실이 드러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녹색 진단은 정신과 전문의 단독행위가 아니다. 우울을 문제 삼은 사람 자신과 이야기를 주고받아야 진단이 된다. 녹색 진단은 쌍방향 서사(interactive narrative). 의자 개입을 최소화하고 우울을 문제 삼은 사람 자신이 최대한 주도하도록 열어둔다. 그야말로 의자생(醫自生) 길이다. 하쿠나마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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