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며

 

아베의 축원은 말글, 교육, 학문, 예술, 종교, 정관계, 재계, 언론계 모두에서 눈부시게 성취되었다. 특권층 부역자가 사회 전 분야를 석권해 난공불락 일류·주류 성채를 구축했다. 부역 특권은 더욱 강고하게 상속된다. 저들은 야누스다. 한 얼굴로는 나 독립 유공자 후손이야!’라고 거짓말하고, 다른 한 얼굴로는 그래, 나 부역자다. 어쩔 건데?’라고 개소리한다. 완전범죄와 자신감에 동시 빙의된다. 대한민국 근본 있는 사람, 아니 야차가 지닌 분열적 본성이다. 분열적 본성은 엄중한 질병이다. 엄중한 질병에 대한 의식이 없을 때 그 질병은 자체로 악이다. 아베가 베푼 악의 향연은 갈수록 거나해진다. 거나함에 취해 특권층 부역 지배집단은 대놓고 함부로 사람을 죽인다. 아수라장 한가운데서 무명인은 더는 국가를 질문하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각자도생을 추구한다. 각자도생을 추구할수록 부역 늪으로 빠져든다. 식민지 무명인이 처한 참혹한 모순이다. 참혹한 모순으로 들끓는 대한민국 공시적 지평을 가로지르면서 나는 절망한다. 현실이 그래서라기보다 전복할 길이 있기는 할까 해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싸울 수조차 없지 않을까 해서다. 진실을 알기 전에 지녔던 순진한 정서가 참으로 부끄럽다. 부끄러움이 짙어질수록 남은 삶에 대한 애틋함과 안타까움은 발끝을 태우며 들어온다. 어쩌나, 어쩌나, ,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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