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두구의 저주 - 지구 위기와 서구 제국주의
아미타브 고시 지음, 김홍옥 옮김 / 에코리브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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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두구의 저주 덕분에 제국주의 전경을 세밀하게 그릴 수 있었다. 제국주의가 얼마나 전천후·전방위적 힘인지 확인했다. 그 힘에서 완전히 벗어날 어떤 존재도 없다. 생을 부지하는 모든 사건이 반제국주의 전선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는 까닭이 바로 여기 있다.

 

반제 전선은 개인 양심이나 도덕 문제가 아니다. 앵글로아메리카가 구축한 세계체제를 무너뜨리고 권력을 재편하는 정치혁명으로 끝날 문제도 아니다. 인간에서 비롯한 지구적 위기를 극복하고 공생하기 위해 비인간을 주체로 복원시키는 신성한 네트워킹 문제다.


신성한 네트워킹은 반드시 공동체 운동으로 빚어진다. 공동체 운동은 이치상 영적이다. 영성은 비인간 풍경 자체가 지니는 생명력에서 발원했다. 그 풍경은 숲으로 발현했다. 숲 본성에 다시 깃들려면 닫혀 있는 몸을 열어야 한다. 열쇠는 결곡한 부역자 각성이다.

 

부역자 각성은 단순히 그렇구나, 하는 깨달음을 말하지 않는다.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구조적 부역으로 발현해 자기가 속한 공동체를 해치는지 미시·거시 망라해 공부해야 한다. 그래야만 거대 제국과 특권층 부역 집단이 지배하는 지구를 디-테라포밍할 수 있다,

 

각성한 부역자는 trickster로서 천명을 영특하게 살아내야 한다. 한국 현실 정치는 이 trickster 부재로 실패를 거듭해왔다. 지금 민주당 실패도 여기에 속한다. 민주당보다 더 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이른바 운동권 세력도 본질이 같다. 참으로 아둔한 결벽증이다.

 

거듭 강조하건대 실로 결백한 사람들은 모두 살해당했다. 살아남은 자들은 죄다 제2류다. 2류로서 곡진히 천명 안에 서면 길이 보인다. 길 찾으러 부역자 전경 앞으로 간다. 거기서 자아 거점을 지우고 연속된 전체 생명으로 배어들라는 제1류 목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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