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두구의 저주 - 지구 위기와 서구 제국주의
아미타브 고시 지음, 김홍옥 옮김 / 에코리브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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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1년에 루이스 헨리 모건이 쓴 이로쿼이 연맹이 출판되었다.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 모두 이 책에서 이상적인 사회주의 사회 한 사례를 발견하고 영향을 받았다. 엥겔스가 마르크스에게 보낸 편지대로 이 온건한 헌법은 훌륭하다! 가난하고 곤경에 처한 사람도 있을 수 없다.···여성을 포함해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다.”(스티브 테일러 자아 폭발114)

 

마르크스가 자기 사상이 이로쿼이에서 영향받았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을까? 그를 이은 수많은 마르크시스트 입에서 그런 말이 흘러나와 재생산되지 않았다는 사실로 미루어 본다면 아니라고 해야 맞을 확률이 높다. 사상 기원을 숨기는 일보다 그 사상운동을 누가 어디서 일으켰느냐 하는 문제에서 거짓말을 하는 짓이 더 야비하다.

 

주류 마르크스주의 이론과 달리, 유럽과 미국 노동계급이 부르주아 체제에 맞서 지속해서 도전을 감행하기는커녕 하나같이 민족주의와 인종차별주의에 취약했다. 서구 급진주의자 기대에 어긋나게,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질서에 맞선 중대한 도전들은 선진국가가 아니라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같은) 변방으로 치부되는 지역 농민과 노동자들에게서 비롯했다. 그들이 지닌 열정이 마르크스 혁명 이론에서 가정하는 프롤레타리아 의식에서 발로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기보다···“전설과 기발함과 예술이 빚은 합작품이었다.(329~330)

 

이런 풍경은 서구 제국주의 지식사회에 매우 익숙하다. 민주주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이 책에서 아미타브 고시가 밝혀낸 여러 사례에 따르면 익숙함 너머 주축 전략이다. 마르크스도 결국 제국 시민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까닭은 자본주의가 제국주의 부산물이라는 진실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르크시스트가 어찌 변론하든 그 또한 천재적 제국 시민이었을 뿐이다.

 

마르크스는 마르크스로서 우뚝 솟아 있다. 문제는 중첩 식민지를 겪으며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서 마르크스와 사회주의 사상을 따르는 이른바 진보 좌파, 특히 지식분자들이다. 제국주의를 제대로 알지 못함에서 오는 피상성이 자신을 특권층 부역자로 위치 지운다는 진실을 대부분 모르는 듯하다. 결 다른 두 특권층 부역 집단이 이렇게 공동체를 궤멸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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