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의 생명사 - 38억 년 생명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것은 항상 패자였다! 이나가키 히데히로 생존 전략 3부작 3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박유미 옮김, 장수철 감수 / 더숲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뇌는 물론 대뇌보다 작다. 하지만 뉴런 80%가 소뇌에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 많은 뉴런이 쓰일 만한 곳에서 쓰일 수 있도록 거기 있지 않겠나. 대뇌가 명령하면 소뇌가 움직인다는 일방적 설명 역시 무지와 편견이 아닌지 의심한다. 이 의심은 뇌가 장내 미세 생명에게 보내는 정보와 그 반대 방향 정보가 1:9라는 전복적 사실을 연상시킨다. 이 전복이 마음을 뇌라 하는 망발의 종말이듯 두고 보면 머지않아 대뇌주의 종말을 목도할 수 있으리라.

 

여기서 그 단서를 찾아본다. 소뇌 평형감각이 시각, 청각, 촉각 같은 감각 정보에 의존한다는 사실에서 다시 출발한다. 시각, 청각, 촉각 정보를 소뇌가 받아들여 오직 균형 잡기만을 위해서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아무래도 이치에 닿지 않는다. 시각, 청각, 촉각 정보는 그 감각을 일으키는 대상에 감응하고 감수하고 감동함으로써 다른 감정을 일으켜 새로이 관계 맺는 변화 과정 전체와 연관 지어야 한다. 이 과정은 당연히 다양한 인지 작용을 수반할 수밖에 없고, 대상이 사람일 경우에는 사회적 차원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바로 이런 이치를 담은 진실이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하기 위한 소뇌”(222쪽).

 

그렇다. 소뇌는 인간 정서(두려움, 쾌락)와 인식(주의, 언어), 사회적 행동을 조절한다. 대뇌가 일방적으로 내리는 명령에 따르는 단순 하급 기관이 아니다. 둘은 일정 정도 상호작용한다. 향후 연구에 따라 기축이 역전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문제와 각별하게 마주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