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에 없던 일정이 생겼다.

 

514일 오후 나는 제주로 향했다. 여름휴가를 가지 않는 내게 아내가 선물한 짧은 여행이다. 17일 첫 비행기로 돌아오기까지 이번 여행은 미리 정하지 않고 진행한 일정 다섯 개로 이루어졌다. 각각 토실해서 영혼을 촉촉이 적실 수 있었다. 필경 인생은 이런 묘미를 진경으로 삼지 않을까.

 

모든 일정에서 나는 낭·, 이끼, 돌꽃, 팡이(버섯), ritual을 기쁘게 옹글게 진행했다. 어찌 보면 최근 20개월 동안 내 삶은 이들 생명, 그러니까 인간에게 하찮은, 마치 죽은 바와 같은 존재를 재소환하고 재정의하고 재생시키는 일에 바쳐졌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기축은 동일했다.

 

제주 이야기를 나눠서 한다.


제주시 가로수 담팔수 줄기에 핀 돌꽃


큰넓궤 근처 버섯


삼밭구석 입구에 있는 500년 된 팽나무


북오름 입구 버섯


모슬포 하모 해변 말(해조)


곶자왈 이끼


곶자왈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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