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에 나는 서울둘레길 제1(수락산-불암산)구간을 걸었다. 시가지 통과하는 부분을 제외했음에도 22km가량으로 6시간 남짓 걸렸다. 버섯(곰팡이) 사진 찍고, 점심 먹은 시간 빼면 대략 4시간 반 정도를 걸은 셈이다. 둘레길 걷기 중에서는 가장 오래 숲에 머물렀다.


 

수락산(637m)은 서울, 의정부, 남양주에 걸쳐 있다.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들어서면서 천도하자 한양을 등지고 돌아앉았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석산으로 숲이 울창하지 않은 풍경을 그렇게 묘사하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잠시 그 허리를 돌아 지나가는 나그네에게는 석산이든 토산이든 큰 차이가 없다. 버섯 ritual 행하는 내게라면 전반적으로 다소 메마른 상태가 감지되는 정도다. 채석장이 있었다는 곳을 지날 때는 인간에게 석산은 이런 거구나, 했다.






불암산(508m)은 서울, 남양주에 걸쳐 있다. 덕릉고개를 경계로 수락산과 남북을 이룬다. 중 모자를 쓴 부처 모습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죽은 왕을 지키는 산이라 여겨 태릉, 광릉, 동구릉, 강릉 등이 주변에 퍼져 있다. 거대한 암벽과 기이한 바위가 많은데 거기다 이름을 붙이고 기도를 하고 불상을 놓았다. 산에서 이득을 취하는 방식은 각자 다르다.






느낌상 더는 오르막이 없지 싶은 지점부터 연유 모를 철망으로 양쪽을 막은 길이 늘어서기 시작한다지루함이 불쾌감으로 바뀔 쯤돌연 고층 아파트 회색이 숲 녹색을 찢고 들이닥친다도시 습격은 늘 이렇다둘레길 여정이 끝나 간다서울 숲들이 아연 가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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