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성, 양자역학, 불교 영혼 만들기
빅터 맨스필드 지음, 이세형 옮김 / 달을긷는우물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치다 타츠루가 쓴 소통하는 신체를 읽다가 홀연히 마주한 동시성 문제에 좀 더 깊이 다가가려고 나는 미국 콜게이트 대학 물리학·천문학과 교수인 빅터 맨스필드가 쓴 동시성, 양자역학, 불교: 영혼 만들기Synchronicity, Science, and Soul-making: Understanding Jungian Synchronicity Through Physics, Buddhism, and Philosophy를 읽었다. 두 번 읽고 나서 주해리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제도 저자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다. 양자역학 부분이 힘에 부치겠지만 불교 부분이 힘에 부친 저자와 피장파장이니 품앗이다.

 

돌이켜보면 동시성은 내게 인지하지 못한 많은 순간 동시성적으로 다가왔었다.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소중하게 기억하는 일만으로도 나는 동시성이 온전한 과학이며 경험적 실재라는 진리 앞에 엎드린다. 비인과 인연을 타고 동시성은 다시 동시성적으로 내게 다가와 우치다 타츠루와 낭·풀과 4·16을 가로질러 소통 은총을 내리고 있다. 나는 분명히 길을 찾았으며, 그 길을 나섰으며, 그 길로 갈 터이고, 그 길에서 동시성적 반야에 깃든다.

 

동시성 맹아 한 낱을 붙들고 시작한 공부가 실로 근 50년 만에 마지막 꽃을 피우려 한다. 50년 동안 나는 대학과 대학원을 2군데씩 17년을 다녔으며, 그에 따라 직업을 바꾸었다. 50살 넘어 한의사가 된 이래 한의사 너머 상담치유자로 살아왔고, 지금 다시 산 자와 인간 경계까지 넘어가려 한다. 나는 이 곡절을 바리데기 여정이라 부른다. 천명이라 여기므로.

 

천명은 다만 내 개인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내 생명 자체가 억조 생명 공동체고 그 사실은 지구생태계 전반은 물론 우주 저 끝까지 번진다. 천명에 충실한 삶은 당연히 항생제, 플라스틱, , 기후 재앙 물리칠 근원혁명을 추동하는 격이 된다. 격 아니면 인간 아니다.

 

격 인간으로 살기 위해 나는 한껏 야젓하고 실컷 앙칼지게 동시성 지성소로 들어간다. 다른 꿈은 살지 않는다. 다른 잠은 죽지 않는다. 내 존엄은 여기다. 내 기다림은 이제다.

 

물리학·천문학과 교수와 한의사 사이에 인과는 없다. 내 선물은 그에게 어찌 전해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