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동으로 이사한 뒤 매일 살피재 가로지르는 능선을 넘고 일요일마저 쉼 없이 걸었더니 그렇지 않아도 과소체중인데 3kg가량 더 줄어 52kg이 되었다. '버겁다고 느낄 때 삶이 확장된다.'는 말에 십분 공감하지만 지난 일요일에는 휴식을 취했다. 광화문 교보 들러 순례처럼 천천히 돌아보았는데 난생 처음으로 책을 사고 싶지 않아서 그냥 나왔다. 관훈동 율곡선생 집터에 살아 있는 500세 회화나무 아래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숭고한 실루엣 빛 덕분에 숨이 길어졌다. 나무가 엄마인 오후였다. 그렇게 또 한 길목을 지나와 오늘은 잔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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