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 - 집회의 수행성 이론을 위한 노트
주디스 버틀러 지음, 김응산 외 옮김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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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존재라는 말은 곧.......철저히 의존적이라는 말이다.(217) 취약성은 사전에 예측할 수도 예언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는 어떤 차원을 의미한다.......즉 완전히 알 수.......없는 세계에 열려 있는 개방성일지 모른다.(214~215) 상호의존성을 어떤 아름다운 공존 상태라고만 상정하기는 불가능하다.......죽을 위험도 포함된다.(218~219)

 

취약하므로 서로 의존하는가? 서로 의존하므로 취약한가? 둘을 인과관계로 파악하는 일은 정당한가? 취약하다는 표현에 혹시 문제가 있는가? 의존한다는 말에 깃든 어감이 질문을 불러일으키는가? 상식에 기대어 별 생각 없이 읽으면 취약과 상호의존은 당연히 이어진다. 그 매끈함이 장차 커다란 오해로 발전할 빌미가 될 듯해 되작인다.

 

취약하다는 말과 의존한다는 말은 본디 같은 결로 마주 놓을 수 없다. 취약과 강인은 정도 문제고 의존과 독존은 여부 문제다. 취약을 결여로 바꾸면 의존과 마주 놓을 수 있다. 결여된 존재는 반드시 서로 의존해야 한다. 이 의존은 주고받는 거래나 교환을 의미한다. 이 거래나 교환은 편의나 부 차원 아닌 생사를 가르는 치명적 차원이다.

 

존재론적 차원에서 결여와 의존은 같은 내용을 다르게 표현한 말이다. 카를로 로벨리의 공변양자장이든 리처드 파인만의 최종 세 문장이든 결여 존재의 상호의존 또는 상호의존의 결여 존재가 세계를 구성하고 구동한다. 전자는 양전하 결여 존재고, 광자는 음전하 결여 존재다. 이 둘은 존재 자체로 상호의존이 아니면 세계 존재가 아니다.

 

취약 아니다. 결여다.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존재는 결여 존재다. 결여는 일극一極이다. 일극으로는 살 수 없다. 모든 존재는 이 이치에 승복한다. 오직 인간만이 이치를 거역한다. 돈 일극 자본주의, 언론 일극 가짜 뉴스, 사법 일극 검·’, 신 일극 통속종교 집중구조를 발명해 거기 중독中毒되어 있다. 중독은 중독重毒이다. 남도 죽인다.

 

함께 죽음 길로 내달리면서 의존하지 않는다고 거들먹거린다. 모든 것을 사전에 예측할 수도 예언할 수도 통제할 수도있다고 큰소리친다. “완전히 알 수.......없는 세계란 없다고 으스댄다. 그 잘난 지식으로 아름다운 공존 상태를 만든다고 꼬드긴다. “죽을 위험없는 불로장생을 꿈꾸라고 속삭인다. 소리 소문 없이 그렇게 살해한다.

 

함께 살 길로 내달리려면 서로 의존하며 겸손해야 한다. 사전에 예측할 수도 예언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는 세계에 열려 있는 개방성 아래 온전히 몸을 뉘어야 한다. 완전히 알 수 없는 세계 속에 깃들어야 한다. 그 무지로 아름다운 공존 상태를 거부해야 한다. 죽을 위험을 감수하며 흔연히 살아가야 한다. 소리 소문 없이 그렇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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