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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과 공존하는 나는 통생명체다 - 내 안의 우주
김혜성 지음 / 파라사이언스 / 2019년 7월
평점 :
공부는 이 세계에 대해 자기 나름 시선을 가지고 내 내부와 외부를 만나게 하는 순간이고 과정이다.......늘 새롭게 공부해야 한다.(177쪽)
공부가 우리 몸 미생물을 변화시킨다는 내용은 <2-건강 이야기 키워드>에서 이미 했다. 그 다음 이야기를 상세히 더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저자가 거기서 인용한 신영복 선생 말씀 “모든 생명체의 존재방식 자체가 공부다.”를 떠올리면서, 이때 그 공부가 무엇이고, 우리 생명과 인생 전체에 어떻게 무겁고 날카롭게 근본적 영향을 끼치는지에 관해 되작여볼까 한다.
공부라는 말은 불교의 주공부做工夫에서 왔다. 주공부는 불도를 정히 닦는다, 즉 참선에 힘써 나아간다는 뜻이다. 서산 휴정은 『선가귀감』에서 그 자세를 말했다. 닭이 알을 품듯 끈덕지게, 고양이가 쥐를 잡듯 골똘하게, 아이가 엄마를 찾듯 간절하게, 모기가 무쇠 소 등에 부리를 부비 듯 굳세게. 얻기 위해 이토록 애써야 하는 도일진대 얻으면 그만한 가치를 발휘할 터.
천천 선지식이 만만 소식을 전했어도 불도가 가 닿은 한 진리는 공空이다. 空은 무無를 격의格義한 용어다. 본디 뜻을 따르면 空은 공共이다. 모든 존재는 공생네트워킹으로 존재한다. 공생 아니면 존재 아니다. 물리학 언어로 번역하면 공변共變양자장이고, 생물학 언어로 번역하면 “개체는 존재했던 적이 없다. 우리 모두 지의류다.(멀린 셸드레이크 『작은 것들이 만든 거대한 세계』)”다.
공부는 공생 진리에 참여해 “내 내부와 외부를 만나게 하는 순간이고 과정이다.” ‘공부도 다 때가 있는 법’이라는 공부는 우리 공부와 다른 공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