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생각하기 - 나무처럼 자연의 질서 속에서 다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자크 타상 지음, 구영옥 옮김 / 더숲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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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게 물은 생명기조이자 나무가 일으키는 근본 행동이다. 모든 나무는 물길이다.(137)

 

길은 노정이라는 뜻도 담는다. 좀 더 핍진하게 어감을 살피면, 예컨대 , 지금 가는 길이야!”라고 할 때, 길은 길 따라 가는 행동이 진행되고 있음까지 담아낸다. 나무가 물길이라는 말도 단순히 나무가 물 흘러가는 통로라는 뜻을 넘어, 나무 형성이 물 흐름으로 진행되는 항상적 과정이라는 역동성까지 담아낸다.

 

인간이 쓰는 말 또한 물길이다. 인습에 사로잡히면 말은 흐르지 못해 썩어버린다. 말이 썩으면 그 말을 쓰는 인간도 썩는다. 최악으로 썩은 인간이 권력과 돈을 움켜쥔다. 그렇게 쌓은 권력과 돈은 다시 말 부패 토건을 일으킨다. 매판수구집단이 현대사를 관류하며 부패시킨 모국어는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여전히 준동하는 저들 살아 있는 권력에게 우롱당해마지 않는 비정규직 선출권력 수장이 인생을 다시 산다면 나무를 전공하고 싶다했다. 내 귀에는 현실 인간 정치가 무엇인지 간파하게 하는 圖南意在北으로 들린다. 나무본성을 따라 정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비원처럼 들린다. 물길을 그리워하는 애가로 들린다.

 

애가로 따지자면 내가 쓰는 나무 글이야말로 죄다 애가다. 나무 슬픔, 그 빙산 일각조차 전하지 못하는 애가임에도 나는 극상 슬픔으로 한 단어 한 문장을 쓴다. 내 생전 어느 날, 로빈 월 키머러의 가슴으로 이끼 슬픔을 노래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나 그저 쓴다. 글에 담긴 생각이 알량할지언정 물길을 끊지는 않으리라.

 

다시, “나무에게 물은 생명기조이자 나무가 일으키는 근본 행동이다. 모든 나무는 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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