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처럼 생각하기 - 나무처럼 자연의 질서 속에서 다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자크 타상 지음, 구영옥 옮김 / 더숲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육체 단련과 정신 수양을 강조하는 동양사상에서 나무자세는 아래로 뿌리박고 위로 뻗어 나아가며 주변과 연결된다. 온전히 존재하는 나무가 명상 자세로 구현되는 것이다.(51)

 

간디는 딱 하나의 요가 자세로 평생 건강을 유지했다고 한다. 살람바 시르사사나salamba sirsasana, 즉 물구나무 자세다. 보통 이 자세를 아사나asana, 즉 요가 자세의 왕이라고 부른다. 아사나의 여왕도 있다. 어깨서기, 즉 사르반가sarvanga. 공통된 지향은 온전히 존재하는 나무. “아래로 뿌리박고 위로 뻗어 나아가며 주변과 연결하는 나무 생명원리다.



 

나도 대학 시절 어느 선배에게 배운 뒤 제법 오랫동안 두 자세로만 하루 운동을 갈음했었다. 나이 들어서는 걷기와 살람바 시르사사나가 비대칭의 대칭을 이루게 한다. 불가피하게 걷지 못 하는 날은 살람바 시르사사나와 사르반가로 비대칭의 대칭을 이루게 한다.

 

물론, 지금 나는 이들을 운동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보통 환우들에게는 운동으로 소개하지만 숙의치료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존재론적 행동나아가 존재 자체인 행위라고 말한다. 이 말을 대뜸 알아듣는 사람은 없다. 얼마 동안 실천해보고 나서야 감을 잡기 시작한다. 걷기에 관해서는 녹색의학 이야기42, 50~57번 글에서 자세히 말했으므로, 꼭 한 마디만 보탠다. 거북 섬(속칭: 북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은 걷기를 어머니 대지에게 인사하는 행동으로 여긴다니, 정녕 존경스러운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나무 자세는 인간 위주로 보면 거꾸로 서기다. 거꾸로 서야 나무가 된다, 곧 인간은 거꾸로 진화된 나무다, 라는 것은 다만 상징이나 비유가 아니다. 상징이나 비유를 가지고 요가의 근본정신을 형성하고 자세를 취했다면, 이는 몸을 허구에 헌정하는 짓이다. 머리를 맨 아래 두는 자세는 실재의 자세다. 실재의 자세로 나는 명상하지 않는다. 나는 제의, 그러니까 제례와 축의를 실재의 자세로 행한다. 제의는 존재 깊숙이 존재로 자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