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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생각하기 - 나무처럼 자연의 질서 속에서 다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하여
자크 타상 지음, 구영옥 옮김 / 더숲 / 2019년 7월
평점 :
우리는 다른 생명과 끝없이 접촉하면서 천천히 진화한, 근본적으로 생명영감bioinspiration을 받은 존재다. 다시 말해 생명세계와 관계를 맺기도 전에 이미 감성연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나무와 더불어 다시 감성으로 향하자.(7~8쪽)
감성은 이성과 대대를 이룬다. 감성은 합일의 인식이며, 이성은 분리의 인식이다. 감성은 이성이 일으킨 과학 이전의 고대인식이다. “다시 감성으로 향하자.”는 말은 이성을 폐기하고 고대인식으로 복귀하지는 말이 아니다. 폐기했던 감성을 복원하고, 그것을 이성과 비대칭의 대칭으로 놓아 큰 인식에 도달하자는 말이다.
큰 인식에 도달하려면, “나무와 더불어” 가야 한다. 나무와 더불어 가면, 잠자는 “감성연대”의 본진을 흔들 수 있다. 본디 감성연대는 뭇 생명과 교감하기 위해 나무가 기획한 것이다. 이 기획에 참여하면, “생명영감bioinspiration”을 받는다. 생명영감은 유정有情 존재에 있는 신령한, 그러니까 통째로 인식하는 감각이다.
통째로 인식하는 감각은 쪼개도 포개지고, 포개도 쪼개짐으로써 예측 불가의 창발이 일어나는 생명네트워킹 느낌이기 때문에 질탕하다. 신비주의에 결박되지 않은 신비와 합리주의에 포획되지 않은 합리가 만나는 생명네트워킹 느낌이기 때문에 거룩하다. 역설의 본. 좌. 신을 만나러 가는 길에 나무와 동행하는 복이라니.
참으로 복된 사람은 나무한테 미쳐서 미친 생각과 미친 행동을 하다가 마침내 신의 길 들머리에 미치는 사람이다. 감感도 영靈도 이런 사람을 위해 아득한 옛날부터 나무가 준비해둔 말이다. 이를 믿지 못 할 때는, 미치지 못 해서거니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