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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위대한 화학자 - 잃어버린 식물의 언어 속에 숨어 있는 생태적 의미
스티븐 해로드 뷔흐너 지음, 박윤정 옮김 / 양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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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계를 아는 데는 정신 이외의 다른 능력이 필요하며, 그 시작은 바로 상상력에 있다.(395쪽)
상상력은 인과성·확실성 너머로 번져가는 유연하고 창발적인 심리 지향에서 나온다. 이치로 보면 사랑은 상상력의 소산, 아니 상상력 그 자체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역으로 사랑이 상상력의 원천일 수도 있다. 이렇든 저렇든 상상력이 사랑과 연동된다는 사실만큼은 변함없다.
상상력에서 발휘되기 시작하는 “정신 이외의 다른 능력”은 사랑과 연동된 영이다. 영이 아는 세계는 정신, 그러니까 과학 너머의 세계다. 과학 너머의 세계를 보는 지식이 궁극의 지식이다. 궁극의 지식은 네트워킹으로 여는 창발이다. 창발의 불쏘시개가 다름 아닌 상상력이다.
상상력은 상상 이상으로 옹글고 성긴 생명운동이다. 옹글어서 실재를 만들어내고, 성글어서 물질을 풀어헤친다. 무애자재 상상력을 타고 영으로 만나 합일하는 낭·풀과 인간을 상상한다. 이 상상은 어떤 상상보다 황홀하다. 거룩하고 질탕하다. 여한 없는 상상을 여한 없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