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위대한 화학자 - 잃어버린 식물의 언어 속에 숨어 있는 생태적 의미
스티븐 해로드 뷔흐너 지음, 박윤정 옮김 / 양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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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인간은 1~8만 가지의 식물을 음식으로 섭취해왔다. 이 중에는 물론 재배한 것도 있었지만, 대개는 야생에서 수확한 것이었다. 그리고 계절에 따라, 거주지의 식물 분포에 따라, 인체의 필요에 따라 각기 다른 식물을 섭취했다.(284)

 

·풀도 인간도 박테리아 공생체다. 공생은 어느 한 박테리아가 다른 어느 한 박테리아 몸속으로 들어가 일부가 됨으로써 시작되었다. 거꾸로 말하면, 어느 한 박테리아가 다른 어느 한 박테리아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여 한 몸이 됨으로써 시작되었다. 이 사건은 식행위며 동시에 성행위다. ·풀이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인간이 낭·풀을 몸속으로 들이는 일 또한 마찬가지다. 문명이후 인간이 이 사실을 망각하고 있을 뿐이다.

 

식 행위는 단지 목숨 부지하기 위한 도구적 행위가 아니다. 다른 한 생명과 더불어 더 큰 한 생명이 되는 의례며 축제다. 다른 그 생명에게 예를 갖추어야 한다. 성 행위는 단지 쾌락을 추구하기 위한 도구적 행위가 아니다. 다른 한 생명과 더불어 더 큰 한 생명이 되는 의례며 축제다. 다른 그 생명에게 예를 갖추어야 한다. 예를 갖추는 것은 자세를 넘어 삶의 결을 이룬다. ·풀 본성을 인간 본성의 한 축으로 받아들여 온 생명의 큰 길을 연다.

 

·풀이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단지 영양이나 약으로 투입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몸을 관통함으로써 제 본성 너머 이동하는생명본성으로 번져간다. 부동immobility의 혹독한 희생은 동mobility의 홀가분한 해방과 비대칭의 대칭을 이룬다. 흔쾌히 혹독함으로 나아가며 감사히 홀가분함에서 노닌다. 이데아 없는 이상향을 이루고 완전함 아닌 온전함에 오른다. 저 온전한 이상향에 대하여 인간의 몸은 운명과 천명 둘 다다.

 

음식식물의 이동을 의례와 축제로서 맞이해야 할 인간은 그 본질과 가치를 망각한 채, 함부로, 생각 없이, 심지어 동물보호를 위한 수단으로 먹어치운다. 더 맛있게 먹으려고나 침 흘리며 달려든다. ·풀이 이동을 거부하는 날 오면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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