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위대한 화학자 - 잃어버린 식물의 언어 속에 숨어 있는 생태적 의미
스티븐 해로드 뷔흐너 지음, 박윤정 옮김 / 양문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식물의 잎 윗면은 태양에게서 받은 에너지를 처리하고, 아랫면은 기공이라 불리는 작은 구멍을 통해 기체를 교환한다. 기공은 본질상 작은 폐다. 기공 주변은 인체의 횡격막처럼 수축과 이완으로 기공을 개폐하는 근육조직이 감싸고 있다. 식물도 근본적으로 인간과 동일하게 호흡한다.......

  이 순환은 태양에 힘입어 이루어진다. 밤에는 식물도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광합성과 호흡 모두 멈춘다. 동물이나 박테리아의 호흡은 햇빛 없이 계속 이산화탄소를 생산한다. 그러므로 지구의 이산화탄소 수치는 밤에 높아지고 낮에 낮아진다. 24시간을 주기로 지구도 호흡한다.(198~199)

 

인간을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인간도 도리 없이 동물이다. 동물을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동물은 식물을 전제하지 않으면 생겨날 수 없는 존재다. 생명을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생명은 비 생명의 상호작용에서 생겨난 하나의 발현양식이다. 모든 것을 거꾸로 보면, 인간은 동물의 극단화고, 동물은 식물의 극단화고, 궁극적으로 생명은 비 생명의 극단화다. 진화론도 창조론도 인간중심주의의 편협하고 아둔한 논리에 개칠을 거듭한 것이다. 이 각성에 이르지 못한 온갖 현학은 극단화의 끝판 왕 인간이 꾸며낸 BULLSHIT이다.

 

식물도 근본적으로 인간과 동일하게 호흡한다.에이,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24시간을 주기로 지구도 호흡한다.무슨, 공기 교환이면 다 호흡이야? 이렇게들 반응한다. 그렇게 따지면 나하고 너하고도 다른 호흡이다. 그렇게 따지면 나는 호흡이고 너는 대기 구성비 변화다. 식물의 생명원리가 더 고등하다고 하면 붉으락푸르락한다. 지구 전체가 유기적 생명체라고 하면 펄펄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이름이 가이아라 하면 숫제 까무러친다.

 

한 걸음만 물러나 생각하면 우습지도 않다. ‘이름은 강용원이다. 강용원에는 장 점막 바깥 미코박테리움 바케도 포함되고, 70% 물도 포함되고, 산소 라디칼도 포함된다. 박테리아와 비 생명 물질을 다 그러모은 이름이 강용원인 것은 문제 아니고 지구 이름이 가이아인 것은 문제라니. 지구가 호흡한다 하면 사람대접 하는 것 같아서 미신이나 애니미즘으로 몰아버리고 싶은 것인가. 아서~! 물론 우리는 강용원이란 이름 붙인 이 공동체의 강용원이란 이름이 일종의 폭력이라고 합의했다. 더불어 지구 이름을 가이아라고 부르는 것도 폭력일 수 있다고 합의했다. 우리가 가이아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것과 과학 쪽 사람들의 그것은 당최 격이 다르다. 우리는 환유인 이름을 반대하는 것이다.

 

욕망은 환유고 사랑은 은유라는 명제”(신형철의 몰락의 에티카658)를 따라 우리는 은유인 이름을 지녀야 한다. 은유인 이름은 우리에게 생명지식, 살아 숨 쉬는 앎, 그것의 매혹을 전해준다. 강용원이 환유의 이름이라면 싸리버들은 은유인 이름일 수 있다. 싸리버들 이야기는 아직 예고편도 나오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