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위대한 화학자 - 잃어버린 식물의 언어 속에 숨어 있는 생태적 의미
스티븐 해로드 뷔흐너 지음, 박윤정 옮김 / 양문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TV는 꿈의 필요성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꿈꾸기가 필요한 이유는 사물의 이치와 자신의 정체성, 본질을 이해하고 매순간 자신에게 다가오는 의미를 처리해서, 삶의 바탕 속에 짜 넣으려는 타고난 욕구가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꿈꾸기의 목적은 무의식으로 하여금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삶의 의미를 처리하게 해주는 데에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인간은 자기 인격의 바탕 속에 의미를 통합한다. 이로써 그의 삶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더욱 분명한 의미를 지니게 되고, 더욱 깊어진다.......얄팍한 꿈을 만들어 최대한 많은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것, 바로 이것이 TV. 그 결과 인간은 어느 특정 산업과 사고방식만을 반영하는 천박하고 균질적인 의미의 꿈에 반복해서 노출된다. 무의식은 TV가 제공하는 자료에 대해서도 꿈이나 그와 유사한 다른 것을 대할 때처럼 반응한다. TV가 제공하는 내용을 똑같이 처리해서 의미를 도출해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의미 수준이 낮은 탓에 인간은 깊은 의미에 다가가기 갈수록 힘든 세계를 살게 되었다. 결국 인간은 TV가 최대한 쉽게 알아먹도록 가공된 꿈에 볼모잡혀 삶을 탕진하고 있는 것이다.(102~109)

 

나는 이 부분, 정확히 말하면 꿈, TV, 그리고 꿈과 TV를 여러 번 되작거리고 집적거리고 끼적거리고 덤비면서 곰삭혔다. 매우 결정적인 문제여서다.

 

꿈은 무의식과 의식을 상호 소통시키는 경계사건이다. 꿈은 생시에 드러나지 않는 무의식이 지휘하는 서사다. 무의식 서사를 기축으로 의식과 무의식이 교류함으로써 의식적 삶의 기품을 조절한다. 무의식 서사 여하에 따라 의미와 무의미의 실체 허무주의에 떨어지기도 하고 네트워킹 가치에 실려 날아오르기도 한다.

 

무의식 서사의 바탕은 야생 자연과 함께 한 경험이다. 그 경험에서 길어 올린 생명지식과 정서, 그리고 지향이 어우러져 짜인 무의식 서사는 의식 서사에 modularity, networking, collective intelligence로 배어들어 가치를 창조한다. 프랑크 마르텔라의 언어로 번역하면 자율성, 관계맺음, 유능감과 선의다.

 

인간의 삶에 깃든 가치를 경험하는 데 꿈은 필수다. 꿈이 가치를 창조하는 데 야생 자연, 특히 낭·풀에 참여한 경험은 필수다. ·풀에 참여한 경험을 제거하고 어느 특정 산업과 사고방식만을 반영하는 천박하고 균질적인 의미의 꿈가공해 인간으로 하여금 거기 볼모잡혀 삶을 탕진하도록 꼬드기는 것이 TV.

 

TV는 단순히 바보상자가 아니다. TV는 악마상자다. 인간에게서 가치를 훔쳐가고 대신 가격을 매겨 팔아먹는다. 고가의 유명인 패거리들이 만들지 않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 고가 유명인일수록 천박하고 균질적이다. “최대한 쉽게 알아먹도록해줘야 대박친다. 바야흐로 유튜브 세상에서 인간은 각자 TV에 지나지 않는다.

 

꿈과 가치, 끝내 인간자체를 삼키고야 만 TV는 화학합성약물, 플라스틱, 원자력발전소, 이산화탄소 배출 공장, 4대강 보보다 훨씬 더 해롭고 독하다. 큰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