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 in 그린세러피



  (6) 그린 몸짓-코로나블루와 마주했을 때 환자 본인이 해야 하는 최초·최소의 몸짓은 알아차리고 호흡하는 것입니다. 알아차리고 하는 호흡은 깊어지고 길어집니다. 깊고 긴 호흡은 접힌 생명력을 펴는 마중물입니다. 마중물 한 바가지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됩니다. 변화는 코에서 입으로 이어집니다.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입니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말은 타자를 향해 도움을 청하는 최초의 사회적 자기 치료입니다. 도움을 주려고 온 사람에게 무엇부터 부탁할까요? 일어나 앉게 해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누워 있던 몸을 일으키는 것은 누워 있던 마음을 일으키는 실한 행위의 본격적 출발점입니다.

 

일어나면 책상다리 (가능하다면 가부좌) 자세를 취하고 편안하게 앉습니다.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무심코 엄지손가락을 다른 네 손가락으로 감싸 주먹을 가볍게 쥡니다.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새끼손가락부터 차례로 폅니다. 이것은 자신이 지금 우울병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몸짓입니다. 이제부터 치료 몸짓이 시작됩니다. 다시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엄지손가락을 둘째와 셋째 손가락 뿌리 사이로 집어넣어 관통한 엄지손가락 머리 부분이 밖으로 분명히 드러나게 한 다음 주먹을 가볍게 쥡니다.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새끼손가락부터 차례로 폅니다. 우울의 맞은편 세계를 꿰뚫고 들어가는 몸짓입니다. 다시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엄지손가락을 셋째와 넷째 손가락 뿌리 사이로 집어넣어 관통한 엄지손가락 끄트머리가 살짝 보이게 한 다음 주먹을 가볍게 쥡니다.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새끼손가락부터 차례로 폅니다. 우울과 그 맞은편 세계 둘을 모두 끌어안는 해방의 큰 몸짓입니다. 다시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엄지손가락을 넷째와 다섯째 손가락 뿌리 사이에 가볍게 얹은 다음 주먹을 가볍게 쥡니다.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새끼손가락부터 차례로 폅니다. 어떤 세계에서든 얽매임 없이 자유로워진 홀가분한 몸짓입니다. 우울증에 시달리던 제가 발견한 손동작 몸짓입니다. 인도 손 요가 가 같은 원리로 우울증을 치료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놀랐습니다.

 

손동작 몸짓으로 어루만진 마음병을 이제 한껏 몸 전체로 펼쳐서 풀어냅니다. 걷기입니다. 걷기는 다만 신체 건강을 위한 도구적 운동이 아닙니다. 걷기는 우주 진리를 몸 사건으로 일으키는 존재론적 행위입니다. 두 발은 비대칭의 대칭을 이루며 움직입니다. 앞으로 나아가고 뒤로 미는 동작을 교차 반복합니다. 찰나적으로 땅과 온전히 연속되고 나머지 모든 시간 동안은 땅과 불연속적 연속을 이루어 비대칭의 대칭성을 구현합니다. 연속될 때는 똑바르게, 불연속적 연속을 이룰 때는 기우뚱하게 균형을 이룹니다. 걷기는 정확하고 절묘하게 우주 운동을 담고 있습니다. 변화의 관점에서 우주 운동을 바라보면 걷기의 역동성이 더 잘 드러납니다.

 

변화를 향해 능동적으로 나아가는 것은 인간인 근원 조건입니다. 그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먼저 한 발을 앞으로 들어 넘어질 위기 속에 투신부터 해야 합니다. 그 다음, 허공에 띄운 발을 더 앞으로 내밀고 몸 전체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켜 위기를 증폭시킵니다. 마지막으로, 안정을 무너뜨리기 위해 다른 발로 힘차게 기존의 땅을 뒤로 밀어 위기를 극대화합니다. 그러면 먼저 앞으로 나아간 발이 새로운 땅에 닿으며 새로운 안정을 준비합니다. 새로운 안정은 찰나적입니다. 바로 다음 순간 다른 무너짐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근원에 이르려는 자는 걸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때 들이닥치는 증후군이 바로 코로나블루 따위입니다.

 

우울증 치료를 위한 역동적 걷기로 미토콘드리아에 헌정하는 걷기가 있습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몸 세포보다 훨씬 더 많은 수로 세포 안에 존재하는 세포소기관입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인간으로 보면 외부 생명체입니다. 공생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몸 자체가 이미 공존을 이룬 우주 이치의 체현인 셈입니다. 미토콘드리아는 인간 생명 유지에 결정적 기여를 합니다. 세포 내 발전소이기 때문입니다. 미토콘드리아 활성이 떨어지면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우울증·치매를 포함한 130가지가량이 연관됩니다. 특히 우울증 요인으로 생체진동수 저하를 지목하는 입장에서 보면 미토콘드리아 활성은 우울증 치료에도 결정적 부분입니다.

 

미토콘드리아 활성을 높이려면 그 개체수를 증가시켜주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적색근육을 자극해야 합니다. 특히 미토콘드리아가 많이 들어 있는 등과 허벅지 근육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평소에 등을 곧게 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합니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걷기입니다. 미토콘드리아에 헌정하는 걷기는 몇 가지 적정 요건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배고픈 상태입니다. 체온을 효율적으로 높이기 위해서죠. 그 다음은 속도입니다. 30분 걸어 3km 답파할 정도면 좋습니다. 그 다음은 운동량입니다. 일주일에 5일이 적당합니다. 마지막으로 걸을 때도 역시 허리를 펴야 합니다. 걷는 사실을 순간순간 알아차리면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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