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 in 그린세러피



  다섯째 구비-비대칭적 대칭구조를 품게 하다

 

해독 과정을 거쳐 부정적 에너지에 대한 깊은 혐오를 걷어내고 어둠과 빛을 차례로 받아들이는 동안 일어난 변화는 실로 대단합니다. 자기 자신에게서 비롯하지 않은 힘 때문에 파괴당했던 삶의 전체 구조가 복원됐습니다. 전에는 부정 감정 일극집중이었습니다. 이제는 팽팽한 균형이 싱그러운 생명 감각을 일깨웁니다. 밝은 자기 자신과 어두운 자기 자신이 서로 마주보고 전체 사실을 생생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참 삶으로 건너가는 강물에 배를 띄우고 일렁이는 푸른 물결 위에 놓일 때 뼛속을 파고드는 양날의 감각, 그러니까 두려움과 놀라움의 도저한 비대칭적 대칭의 물질 느낌으로 충만해집니다. 여기가 바로 새로운 아틀란티스입니다.

 

가라앉았다가 다시 솟아오른 이 대륙은 전체성을 성찰하기 위한 첫 번째 시공간입니다. 마주보고 있는 에너지 체계가 각각의 중심에서 서로를 주장하고 상대방에 길항하는 모순·공존의 장입니다. 독립된 자율 존재로서 대칭하는 가치가 각기 가차 없이 자기 긍정을 밀어붙임으로써 대립의 척력이 극대화 하는 상황입니다. 인간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힘차게 살아가지만 정반대로 나날이 죽어가는 것이기도 합니다. 삶의 의지와 죽음의 의지가 격렬하게 대립하는 역동적 모순 속에 우리가 있습니다. 죽음은 한사코 삶을 밀어내고, 삶은 한사코 죽음을 밀어냅니다. 서로를 부수기 위해 자신을 극단적으로 단단하게 담금질하고, 날카롭게 벼립니다.

 

급기야 서로 부수기 위해 꿰뚫고 들어갑니다. 관통貫通입니다. 팽팽한 대치, 밀고 밀리는 흔들림, 선택과 후회, 분노와 좌절이 뒤엉키면서 불편하고도 아프게 삶의 전체성을 향해 비틀비틀 휘청휘청 나아갑니다. 파국에 이르기 직전 벼락같이 알아차립니다. 상대를 없애고 나면 나만 남을 줄 알았는데 나도 없는 참담한 상황을 말입니다. 돌연히 깨닫습니다. 네가 있어야 내가 있구나, 내가 있어야 네가 있구나. 깨달음은 서로 관통하고서야 얻어진다는 진실이 인간의 숙명입니다. 불가피한 불화입니다. 불가피한 불화는 가차 없는 분리를 전제합니다. 분리의 극한에서 일치를 비원으로 세울 수 있습니다. 그 비원이 인간을 숙명에서 천명으로 이끕니다.

 

  ☸ 여섯째 구비-스스로 대칭을 깨뜨리게 하다

 

이렇게 어렵사리 복구된 비대칭적 대칭구조를 품는 것은 부정적 에너지의 독을 빼고 긍정적 에너지의 현실성을 확인함으로써 생명의 본디 모습을 되살리긴 했으나 마주보는 두 힘이 서로를 밀어내는 중심 집착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갈등과 대립의 원심력이 뒤끝 작렬인 상황입니다. 서로 기대는 존재임을 확인했지만, 낯설고 불편하기 짝이 없는 국면입니다. 죽기 살기로 싸우다 탈진해서 서로의 등을 기댄 채, , 이젠 너도 나도 살 수밖에 없구나, 하지만 뻣뻣해서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정녕 둘 다 살려면 어찌 해야 할까요? 그야말로 목숨 걸고 확보한 진실의 전체성을 지키며 건강하게 살려면 어찌 해야 할까요?

 

뻣뻣함을 풀고 낭창낭창해지려면 힘을 빼야 합니다. 보는 것을 가지고 말하자면,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보는 이른바 중심시각central vision에서 보고 싶은 것을 둘러싼 조건을 돌아보는 이른바 주변시각peripheral vision(분산/-중심시각이란 표현이 더 적합할 수 있다.)으로 이동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이 보는 범위 차 문제가 아닙니다. 보고 싶은 것을 볼 때는 집중, 주위 조건을 볼 때는 주의가 필요하므로 원리가 전혀 다른 시각입니다. 집중할 때는 보고 싶은 것 외에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주의할 때는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오지만 아무 것에도 집중하지 않습니다. 전체를 보려 하면 주의 쪽으로 시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이렇게 시각을 바꾸어서 다다른 전체성의 두 번째 국면에서 사뭇 다른 풍경을 목도합니다. 날카롭고 단단한 자기 자신이 상대를 꿰뚫어버린 줄 알았는데 도리어 상대가 받아들여준 것이었다는 진실. 상대한테 무력하게 뚫려버린 줄 알았는데 도리어 자기 자신이 빨아들였다는 진실. 흡수吸收입니다. 관통과 흡수의 비대칭적 대칭은 흡수 국면에서 마침내 깨어집니다. 나와 너의 분리가 없어집니다. 슬픔과 기쁨의 경계가 사라집니다. 병든 상태와 건강한 상태의 대척점이 가뭇없습니다. 모순이 공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껴안습니다, 맞바꿉니다, 뒤집습니다. 살갑습니다. 따뜻합니다. 말랑말랑합니다. 이윽고 서로 배어듭니다. 더불어 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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