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 in 그린』세러피
(3) 그린 상담-식물은 인간에게 자비를 베푸는 존재가 아닙니다. 인간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물질들을 일부러 만들지 않습니다. 그러면 그 물질들이 어떤 원리로 인간의 병을 치료할까요? 인간에게 치료 효과를 내는 거의 대부분의 물질은 식물이 자신을 직접 공격하는 초식동물의 유충 따위를 살상하거나 번식을 가로막기 위해 만들어낸 독성 물질입니다. 작은 벌레들에게는 치명적인 독이지만 커다란 인간에게는 독이 아닙니다. 극소량의 독은 입자(에너지) 아닌 파동(정보)으로 작용해 병의 성격(진동수)을 바꿉니다. 병을 잘라낼 무엇에서 삶의 일부로 전화해냅니다. 이것이 바로 동종치료입니다. 동종치료는 그린세러피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동종치료는 식물 생명 원리에 터합니다. 식물은 주어진 조건을 회피(이동/분리)할 수 없습니다. 직시하고 인정함으로써 전방위·전천후로 솔루션을 혁신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한 번 뿌리내리면 그 땅을 떠날 수 없는 것이 식물 생명의 근본 조건이듯 인간의 삶에도 불가항력적 조건 때문에 병드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이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알아차리고,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동종정신치료를 열어가는 수승한 방법이 바로 그린 상담입니다. 그린세러피에서 그린 상담은 코로나블루 치료의 필수 과정입니다. 그린 상담은 그린 약물이 할 수 없는 작용을 통해 아픈 사람과 더불어 그린세러피의 진경으로 나아갑니다.
그린 상담은 발화의 주도권이 환자에게 주어지며, 그가 억압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말한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자신의 고통을 말할 때 상기로 말미암아 고통이 작게 더해지는 일이 먼저 일어납니다. 그래서 ‘동종’이라 하는 것입니다. 바로 다음 순간, 그 고통이 크게 덜어지는 일이 일어납니다. 자기언급의 치료 효과입니다. 이 치료 효과는 자신이 자신의 고통을 인지하고 이른바 관찰자 시지position of view에 섬으로써 나타나는 것입니다. 에너지나 물질 아닌 정보나 각성에도 분명한 치료 능력이 있다는 진실을 그 동안 백색의학은 ‘플라세보’라고 왜곡해왔습니다. 동종치료는 필히 의학 중심에 자리매김 되어야만 합니다.
동종치료는 치료자의 도움으로 더 앞으로 나아갑니다. 환자의 말을 해석·평가 없이 경청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신뢰rapport를 얻은 치료자는 환자를 삶의 더 큰 진실로 안내합니다. 부분에 치우침으로써 격화되고, 격화됨으로써 더 치우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병을 축출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삶의 일부로 승화시키는 것이 더 생명적이라는 진실에 도달하게 합니다. 두 팔 벌리고, 맞장구치고, 고통을 정확히 드러내게 하고, 맞은편 진실을 보이고, 비대칭적 대칭구조를 품게 하고, 스스로 대칭을 깨뜨리게 하고, 비결정의 세계에 맡기고, 마침내 절벽 끝에서 밀어버려 날아오르도록 하는 여덟 구비 내내 치료자는 환자 뒤를 발맘발맘 따라갑니다.
* 이하 그린 상담 여덟 구비와 비망록의 내용은 제 책 『인문과 한의학, 치료로 만나다』의 상담 부분을 그린세러피의 문맥에 맞게 손 보아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