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 in 그린세러피


  (4) 공동체 위기-팬데믹 상태에서 공포·불안, 우울은 개인 문제가 아닙니다. 예외 없이 누구나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처럼 코로나블루는 공동체구성원 모두의 문제입니다. 다양한 구획과 층위에서 불가피하게 거리두기 또는 비대면의 공적 약속을 지켜야 하는 상황은 기존의 공동체 개념을 붕괴시켰습니다. 기존의 개념은 붕괴되었는데 새로운 개념이 정립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삶은 혼란 속에서 위축일로의 길을 걷습니다. 위축 자체도 문제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는 사실이 더 문제입니다. 생활과 심리가 함께 뒤엉켜 쪼그라들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이 미증유의 공동체 위기를 코로나블루라고만 부르는 것은 너무 안일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제가 자주 가는 허름한 동네 백반집이 있습니다. 단돈 5천원에 국 빼고도 반찬이 10가지나 나오는 곳입니다. 가끔씩 색다른 안줏거리가 생기면 주인 부부와 소주도 한잔하는 사이라 어떤 날은 하루에 두 번도 갑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저도 그 집도 수입이 급감하면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저는 가는 횟수가 줄어들고 그 집은 반찬이 부실해졌습니다. 물론 이런 변화를 놓고 아무도 입을 대는 사람은 없습니다.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없는사람들은 이렇게 한 줄에 묶여 같이 스러지는 거구나, 뼈저린 깨달음이 들이닥칩니다. 깨달음 이후 더 자주 가려고 애를 씁니다. 코로나19 직후 수입으로라도 돌아가려는 애는 쓰지 못하면서 말입니다.

 

동네골목상권은 품앗이상권입니다. 누가 일부러 조직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흐름과 순환이 존재하는 나지막한 공동체입니다. 그 공동체가 붕괴되고 있는 것입니다. 과연 심리적 블루이기만 할까요? 인간의 공동체적 삶의 방식을 근간부터 흔드는 블루가 아닐까요? 이런 블루는 우리 삶 자체를 아픔과 괴로움으로 몰아가는 실재하는 힘입니다. 이 힘의 실체가 코로나19일까요? 아닙니다. 자연을 분리시킨 인간입니다. 인간 문명의 헤게모니를 움켜쥔 지배집단입니다. 지배집단은 처음부터든 중간에 끼어들든 음모 없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매판극우집단이 코로나블루 정국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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