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 in 그린세러피


(1) 코로나블루는 엄밀한 의학 용어가 아닙니다. 코로나19라는 질병 자체와 확산, 사망, 그리고 급격하고도 불가항력적인 사회변화를 접하면서 겪게 되는 일련의 정신장애() 증후군에 대중매체가 붙인 이름입니다. 본디 블루부터 그렇게 시작된 이름이지요. 우울(장애)을 색체심리에 기대어 시각적으로 기호화한 것입니다. 핵심 요소는 우울이지만 우울은 공포·불안에 대한 반응이기 때문에 공포·불안은 당연히 전제되어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공포·불안과 우울 이 단순한 기분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통증, 불면, 무기력을 포함한 신체 증상도 야기합니다. 나아가 습관과 인격을 흔들어서 일상적 사회적 삶을 모두 망가뜨립니다.


(2) 공포·불안-공포는 특정 대상을 향한 무서움과 두려움을 말합니다. 무서움은 즉자적 반응으로 꽁꽁 얼어붙으며, 두려움은 무서움을 지각하는 상태로서 와들와들 떨게 됩니다. 공포는 분리에서 오는 가장 원초적인 정신현상입니다. 따라서 정신현상 가운데 가장 육체적인 것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공포는 위협 또는 위험에 육체가 나타내는 최초 반응의 정신적 표현입니다. 이렇게 보면 얼어붙어서 무서움을 느끼고, 떨려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공포는 특정 대상이 있지만, 그것 없이 막연히 나타나는 조마조마하고 뒤숭숭한, 즉 위험이나 위협이 없다는 여유와 확신이 결여된 상태가 바로 불안입니다. 둘을 묶어 공포·불안이라 표현합니다.

 

직접적인 원인 사건 없는 상태에서 공포·불안이 갑자기 극단적으로 증폭되는 것을 공황이라고 합니다.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더 심하면 쿵쾅쿵쾅하고,) 식은땀이 나며, 속이 메슥메슥하고, 어지럽고, 숨이 막혀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상태가 맹렬히 들이닥칩니다. 물론 이런 증상들이 실제로 죽음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심리 실재가 현실 실재를 교란하고 그것에 대한 공포·불안이 다시 그것을 강화함으로써 삶의 질서와 균형이 깨지는 일이 반복되는 데 있습니다. 여기에 이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을 죽이기보다 코로나블루에 걸린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거둘 확률이 높아집니다. 정치는 이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돈을 노리는 부도덕한 정치적 집단은 플랜데믹이든 인포데믹이든 마구 가져다 공황상태를 조성하는 개소리로 활용합니다. 우리나라는 특히 매판극우 헤게모니블록이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지금까지 전천후로 이 전략을 구사해 사회 전체를 공황상태에 빠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심지어 진보좌파 일부도 음모론에 편승해 정부를 몰아세우는 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가 야기한 공황상태와 코로나블루의 증상인 공황상태의 구분은 불가능합니다. 구태여 구분할 필요 없겠지요. 코로나블루든 매판극우 정치든 그 둘의 착종이든 오늘의 사태는 인간이 생명 세계 전체 네트워킹을 분리시킨 데서 생겨난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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