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사유 - 식물 존재에 관한 두 철학자의 대화
루스 이리가레.마이클 마더 지음, 이명호.김지은 옮김 / 알렙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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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가레: 나무는 나무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이렇게 표현할 가능성이 없습니다.(147)

 

마더: 살아 있는 동안 식물은 식물이고 동물은 동물인 반면에, 인간에게 인간성은 성취해야 할 과제입니다.(308)

 

나는 유명해질수록 점점 더 멍청해졌는데 물론 이것은 아주 흔한 현상입니다._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더디지만 나름대로 우리사회가 변해가는 과정에서 정치적 정확함을 지닌 사람들 귀에 더욱 또렷이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뜨르르한 지식분자들이 망가지면서 떠들어대는 적나라한 개소리. 자신이 떴다고, 그러니까 위너라고 느끼는 순간부터 인간의 대뇌 안와전두엽은 활동을 거둬들이기 시작한다. ‘자뻑이 맹랑할수록 멍청해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가속화를 부추기는 쓰레기 언론의 푸들이 되어 뛰노는 동안 비가역적으로 인간성이 붕괴되어간다. 자아성찰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설의 김동길부터 요즘 핫한 서민에 이르기까지 아인슈타인 리스트에 오른 알량한 지식인들을 보면서 아인슈타인이 괜히 천재가 아니구나, 한다.

 

인간은 인간한다.’고 말할 수 없는가? 왜 살아 있는 동안 인간은 인간이 아니고 성취해야 할 과제인가? 왜 인간()은 과제이고 과제인 인간()은 대체 무슨 인간()인가?

 

인간이 인간한다고 말할 수 없을 때의 인간은 식물이나 동물과는 다른 무엇이다. 식물이나 동물에게는 없는 당위를 설정했다는 뜻이다. 인간이 스스로 당위를 설정하는 능력은 성찰에서 왔다. 성찰은 인간으로 진화하기 이전 동물 수준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거대하고 막강한 양성되먹임의 역사를 통과하면서 진화시킨 일종의 음성되먹임이다.

 

인간으로 진화한 이후에도 여전히 동물은 동물이므로 동물은 동물인 삶을 유지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 일어났다. 역사의 어느 시점에서 시작하여 인간 사회에 폭발적으로 문명이 형성되었던 것이다. 문명의 폭발은 인간의 대뇌전두엽을 비약적으로 강화한 나머지 인간만이 정신병에 걸리게 하는 양성피드백의 길을 터놓고 말았다.

 

양성피드백에서 나온 정신병은 잔혹한 구조 악을 만들어냈다. 구조 악의 주체집단은 전후 두 차례에 걸쳐 대대적 이주를 감행하면서 어둠을 지구 전체로 확산시켰다. 그때마다 이 구조 악의 어둠 중심에 변방의 빛줄기가 스며들어 균열을 일으켰다. 각각의 차축시대로 결집하면서 옹골찬 각성, 그러니까 성찰 운동이 번져가게 했다. 인간을 짐승으로는 차마 저지를 수 없는 구조 악으로 몰아넣은 문명의 덜미를 잡아채 짐승으로는 도저히 다다를 수 없는 윤리 선을 빚어낸 것이다. 이렇게 인간은 자연Sein과 당위Sollen, 그 극단적 비대칭의 대칭 속에 놓인 존재가 되었다.

 

너무나 극단적이기 때문에 비대칭의 대칭 속에서 스스로 화쟁하여 무애자재, 그러니까 인간하기가 극단적으로 어렵다. 하여 아인슈타인 리스트에 사회 모든 분야의 아까운인재들이 줄줄이 오르는 것이다. 간단없이 인간은 근원으로 돌아가야 한다. 인간의 근원은 다름 아닌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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