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잇감으로 한 생을 살아온 사람이 우울과 불안에 침륜되었을 때 거기서 빠져나오려면 분노를 표현하고, 핑계 없이 거절하고, 남에게 도움을 부탁하는 사회행위가 필요하다. 물론 쉽지 않다. 기존의 삶의 방식과 전혀 다른 능동 적극 행위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관점을 바꾸면 부담을 덜 수 있다.

 

분노 거절 부탁의 누락은 기원이 하나다. 억압. 둘이어야 할 것을 억지로 하나 되게 하는 그 억압 말이다. 그 억압만 풀어놓으면 자연스럽게 분노 거절 부탁이 흘러나온다. 억압을 푸는 방법은 간단하다. 질문. 왜 화를 참아야 하는지, 왜 남의 요구를 다 들어줘야 하는지, 왜 모든 일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지 묻는 그 질문 말이다. 그 질문만 던져놓으면 자연스럽게 억압이 풀린다.

 


요는 질문이다. 이런 사람은 질문이 봉인된 채 살아왔기 때문에 질문 자체도 엄두내기 힘들다. 엄두내기 쉬운 방법이 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기울임과 동시에 발음 내는 것과 반대로 숨을 들이마시는 동작을 취하면 삽시간에 이의제기 모드에 돌입한다. 질문은 생각이 아니다. 질문은 행동이다. 이 작은 행동 하나가 한 생을 전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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