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 세월호의 시간을 건너는 가족들의 육성기록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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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28일 오늘, 416-2083이다. 쌓인 것은 시간이 아니라 변화다. 엄마가 바뀌었다. 아빠가 바뀌었다. 벗이 바뀌었다. 이웃이 바뀌었다. 그들이 함께 변화하는 장이 끊임없이 일렁거린다. 범죄자와 그 하수인이 한사코 틀어막고 있지만 엄폐의 철벽은 조금씩 균열을 일으킨다. 416 전체상도 나날이 달라지리라. 달라지지 않을 것이면 우리 모두 자음·모음 구별 없는 언어시대로 돌아가야 한다.


2014년 4월 16일, 짙푸른 만장이 뒤덮은 절규와 통곡의 416제의가 일으켜졌다. 국가는 협잡질로 일관했다. 언론은 가짜뉴스로 도배했다. 촛불시민이 가짜 대통령은 쫓아냈다. 그러나 천적 없는 조·중 사주는 ‘제왕적’ 검찰 수장을 만나고 다닌다. 매판의 지성소에서 민주주의는 우스개다. 거기는 여전히 똥물이다. 매순간 제의416을 혁신해간다. 지난해서 지극한 성전이다. 승리할 전쟁이 아니라 장엄할 전쟁이다. 연보라 만장으로 뒤덮는다.


연보라 만장은 밤과 낮의 어름에서 펄럭인다. 울음과 웃음의 경계를 넘나든다. 비극과 희극의 마주 가장자리를 이어 붙인다. 평일과 휴일을 가로지른다. 기어이 카니발이다. 전복한다. 전복을 전복한다. 예루살렘 성을 보고 울던 예수가 가나에서는 물로 포도주를 만든다. 설마 울면서 마시려고 포도주를 만들었겠나. 눈물 채 마르지 않은 눈으로 웃으며 잔을 드는 예수416들이 잔칫집416을 들었다 놨다 하는 꿈을 꾼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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