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드렸다 - 세월호의 시간을 건너는 가족들의 육성기록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혁이 흔적 하나라도 찾고 싶다.’·······머리카락을 찾았어요.·······


지금도 한 번씩 혁이 머리카락을 만져요.·······만질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어요.(41쪽-강혁 엄마 조순애)


그것밖에 없어서 엄마 조순애가 강혁의 머리카락을 만지는 마음과 너무 보고 싶어서 엄마 전옥이 남지현의 사진을 차마 볼 수 없는 마음은 다른가? 얼핏 생각하면 그렇지만 곰곰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


사진이든 머리카락이든 아이의 상실로 말미암은 그리움과 절망을 환기한다. 두려운 절망을 회피하든 사무친 그리움에 휘감기든 엄마의 비원은 오직 하나, 아이와 연속되는 것이다. 그 연속의 비원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엄마들은 안다.


엄마들은 이제 그 연속을 꿈꾸지 않는다. 말간 절망과 더불어 사진을 들여다본다. 그윽한 그리움과 함께 머리카락을 장롱 깊숙이 넣어둔다. 아이들의 죽음 그 자체를 엄마들의 삶 안으로 들여 놓는다. 엄마들이 곱으로 살아 아이들이 부활한다. 부활한 강혁이 엄마 조순애의 삼단 같은 머리카락을 만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